
바로 SK와 최정의 이야기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 SK는 시즌 시작 3게임째만에 연패의 나락으로 빠져 들기 시작해 10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이 시기 주포인 최정도 팀과 함께 밑바닥이었다. 38타수 6안타. 타율은 0.158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가장 아래였고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은 단 1개에 그쳤다. 타점도 3개뿐이었다.
SK가 연패를 벗어 던지면서 조금씩 힘을 내는 동안 최정도 그토록 극심하던 타격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5월 28일 두산을 상대로 2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최정은 이틀날인 29일 한화에 17게임째만에 2호 홈런을 날리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5월 한달을 2할 타율(0.205)에 턱걸이했다. 이 시기에 SK는 또 다른 연패에 허덕이는 한화를 상대로 스윕을 하는 등 5연승을 하며 주포의 부활에 발맞춰 팀도 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런 희망도 잠시. 6월의 중순에 접어들면서 최정과 팀은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최정은 초반의 부진을 완연히 벗어나 휴식차원에서 1게임을 쉰 6월의 14게임에서 47타수 16안타(타율 0.340)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KIA전에서는 연타석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하며 주포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리고 17일과 18일 KT전서는 2게임 연속홈런으로 개인통산 340호와 341호 홈런을 날렸다. 이 기록은 프로통산 홈런 3위인 장종훈(한화 육성군코치)의 340개 홈런 기록을 뛰어 넘는 역대 3위 기록이자 오른손 타자로는 우리나라 최고 기록이다. 아직 타점 생산력(8타점)은 성에 차지 않지만 타격은 거의 회복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최정이 살아났는데도 불구하고 팀은 6월 15게임에서 5승10패에 그쳐있다. 시즌 초반처럼 긴 연패를 당하지는 않고 있지만 승리도 가뭄에 콩나듯 한다. 특히 8위 KT에 스윕패를 당하면서 게임차로 벌어져 당장 따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달리 18연패를 빠졌던 꼴찌 한화와는 불과 3.5게임차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다시 꼴찌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해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최정은 오른손타자로는 아무도 가지 않는 새 길을 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통산 홈런 1위인 이승엽(전 삼성·467개)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통산 홈런 2위인 양준혁(전 삼성·351개)과는 10개 차이뿐으로 올해 이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정 개인으로서는 더없는 영광이겠지만 팀이 하위권으로 쳐진다면 영광스런 개인 기록도 빛이 바래지기 마련이다.
과연 최정과 SK가 동반 상승하는 날이 언제쯤 오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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