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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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18연패 뒤 2연승, 앞으로를 더 생각해야 한다.

2020-06-15 08:42

한화가 14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8연패를 탈출하고 2연승까지 한 뒤 오랫만에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고 있다.
한화가 14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8연패를 탈출하고 2연승까지 한 뒤 오랫만에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고 있다.
마음 고생도 심했고 할 말도 많고 사연도 많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한화가 18연패의 악몽에게 깨어나 그리고 연승까지 함께 한 그날의 온갖 화제는 '7년의 무명'에서 순식간에 '난세의 영웅'이자 '구원자'로 우뚝 선 노태형과 홈으로 뛰어 들어 결승점을 올린 주장 이용규의 담담한 미소였다.

노태형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3차 10라운드 전체 104번째로 지명돼 한화로 입단했다. 그야말로 출발 신호를 울린 막차에 허겁지겁 올라 탄 선수였다. 그러기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고 그동안 2군만 전전했다. 매년 방출되지 않을 까하는 노심초사속에서 지냈다. 그동안 야구가 없는 현역병으로 근무도 했고 지금도 프로야구 최저 연봉인 2700만원만 받는 선수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한순간에 한화의 구원자로 떠올랐다. 극적인 인생드라마다.

18연패의 책임을 지고 감독이 떠나고 동료 후배들이 웃음을 잃은 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의 캡틴의 심정은 가시방석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 많이 뛰었고 공 한개한개에 더 집중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노태형을 둘러싸고 마치 우승이나 한 듯 환호를 보낼 때 캡틴 이용규의 얼굴에는 그 많은 회한의 순간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담담한 미소가 감돌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온 뒤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연패를 끊으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았다. 나도 선수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쨌든 연패를 끊었기에 이제 좋은 경기가 계속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때맞춰 구단도 홈페이지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하고 "현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이른 시일내 팀의 정상화를 위한 재정비와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 뼈를 깎는 각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한화가 SK가 당한 10연패를 넘어서면서 어디까지 연패가 이어질까에 집중된데다 14연패와 함께 한용덕 감독이 자진 퇴진하면서 관심이 증폭된 탓이지만 한화는 18연패를 당하고도 중위권과는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시즌 막바지가 아니고 이제 갓 25% 정도를 지난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만한 간격이다. 아마도 이런 점을 고려해 최원호 감독 대행이나 구단도 '좋은 경기'와 '뼈를 깎는 각오로 위기 극복'을 언급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화는 간과하는 것이 있다. 무엇보다 한화는 모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듯이 올시즌 하위권 후보였다. 즉 이말은 숫자상으로는 가능할 지 모르지만 현재 한화의 전력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뜻과도 통한다. 그렇다고 당장 획기적인 전력보강도 불가능하다. 한가지 정도 가능하다면 팀의 주포 노릇을 해야 할 외국인 타자의 교체 정도일 뿐이다.

무엇보다 반드시 성적을 올려야 하는 프로의 속성상 한번 약한 면을 보인 팀이 '만만한 승수 쌓기 대상'으로 보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한화와는 반대로 올시즌 상위권으로 분류됐던 SK가 지난달 20일 10연패 허물을 벗어났지만 아직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SK와 한화는 3연전을 한번만 스윕으로 승패가 엇갈리면 단숨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2.5게임 차밖에 나지 않는다.

프로에서 좋은 경기는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경기다. 경기 내용이 비록 성에 차지 않을지라도 프로에서 이기는 경기는 좋은 경기로 통한다. 한화는 이제부터 더 힘을 내야 한다. 올시즌 상위권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연패를 벗어난 지 한달이 다 되어 가도록 여전히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는 SK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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