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금)

야구

[마니아 스토리] 한화 이글스 연패에 '동업자 정신' 발휘?..KBL 대구 동양 32연패 어떻게 끊었나

2020-06-13 04:25

 한화 선수들이 18연패를 당하고 경기 후 인사를 하고 있다.
한화 선수들이 18연패를 당하고 경기 후 인사를 하고 있다.
[LA=장성훈 특파원] KBL(한국농구연맹) 1998~1999시즌 초반 대구 동양은 2승6패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런대로 얕은 선수층에 비해 선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12월 1일 KBL 사상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외국인 선수 그렉 콜버트가 가정사를 이유로 ‘야반도주’해버린 것이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었다. 매 쿼터 2명의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콜버트는 팀의 주득점원이었다.

그런 선수가 갑자기 사라지자 동양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동네북이 되기 시작했다. 동양에 지면 사실상 2패를 당하는 셈이었다. 예약한 '1승'도 챙기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팀들은 동양에게만큼은 질 수 없다며 사생결단식으로 덤볐다.

연패 경기 수가 계속 늘어나자 KBL 이사회가 나서서 용병 관련 규정을 변경하는 촌극을 벌였다.

그러나 급히 수혈한 새로운 용병이 콜버트의 공백을 매우지 못했다.

동양의 연패는 무려 32경기까지 됐다.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동양의 연패 기록은 1999년 2월 28일 마침내 끝났다.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나산 플라망스와의 홈경기에서 동양은 80대66으로 대승하며 연패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산 선수들은 그동안 출전 기회를 갖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중용됐다. 12명이 코트를 누비며 무려 30개의 3점슛을 난사해 고작 5개만을 성공시켰다. 실책도 14개나 범했다.

‘동업자 정신’이 발동한 것인가.

황유하 당시 나산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적당히 하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승부조작’으로 비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땐 모두가 동양의 연패가 끝나기를 바랐기에 그냥 넘어갔다.

동양은 그러나, 32연패를 끊은 후 다음 경기에서 부산 기아에 대패했고, 남은 경기에서도 모두 져 3승42패로 악몽같았던 시즌을 마감했다. 승률 6푼7리와 최소승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프로야구 KBO 리그에서 한화 이글스의 연패 기록이 화제다.

12일 현재 18연패다. 역대 최다 연패 타이다.

한화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감독을 교체하고 코치진도 바꾸는 등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별무효과, 백약무효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황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타 구단 감독들도 선수들에게 “적당히 하라”며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야 하나.

투수들은 대충 던지고 타자들도 대충 방망이를 휘둘러야 하나.

그럴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승부조작’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야구판에서 즉각 퇴출된다.

누구 도움 없이 스스로 연패에서 탈출하는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에도 연패 기록이 있다.

1898시즌 루이빌 커널스라는 팀은 26연패를 당했다. 26연패후 성적은 9승36패였다. 같은 시즌 14연패도 했고 12연패도 했다. 최종 성적은 27승111패였다. 1위 팀과 무려 66.5경기 차였다. 이 과정에서 4명의 감독이 팀을 맡았다. 2명의 선발투수의 성적은 60패에 가까웠고, 3명의 선발투수는 합해서 10승도 올리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2016시즌에서 13연패를 당했다.

LA 다저스는 2017시즌 11연패를 한 적이 있으나 104승5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