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감독대행으로서는 2게임 연패뿐이지만 팀은 이미 KBO의 연패 흑역사 한페이지에 이름을 올렸다. '16연패 이상'은 38년 KBO 역사에 단 4차례 나왔다. 한화가 5번째이고 최다연패 공동 3위다. 2002년 롯데, 2010년 KIA가 나란히 16연패를 했다. 이보다 위는 1999년의 쌍방울 17연패이고 프로 통산 최다연패는 1985년의 삼미 18연패가 있을 뿐이다. 결국 한화가 프로야구 흑역사를 이어가느냐, 아니면 극적으로 연패에서 탈출하느냐는 이번 주에 달려 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언젠가는 승리한다. 아직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공언했지만 웬지 이 말이 공허하게만 들린다. 과연 연패를 끊을 힘이 있는가? 우선 당장 연패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다시 연패를 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연패의 터널에 접어들면 모든 기록들도 이에 상응해 바닥권으로 떨어지기 마련이다. 예외없이 한화도 마찬가지다. 투타가 모두 바닥이다. 투수력도 못 버텨주고 타력도 못 미친다. 더우기 문제는 갈수록 투수력과 타력이 더 떨어진다는 데 있다.
한화는 지난달 23일 NC에 0-3으로 패하면서 연패가 시작됐다. 그리고 8게임 동안 실점은 57실점에 득점은 22득점이었다. 영패가 3번 있었지만 4득점 이상을 한 것도 4차례나 됐다. 하지만 6월들어 득점이나 실점이 모두 급전직하했다. 5월과 똑같은 6월 8게임에서 실점은 84점으로 27점이나 늘었고 반대로 득점은 19점으로 3점이 줄었다. 이 동안 10점 이상을 실점한 것이 네차례나 되지만 득점은 8게임에서 모두 3점 이하였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난 2게임에서 신인급들로 중심타선을 채웠다. 일부 베테랑 타자들은 2군으로 내려갔고 전통적으로 한화 중심타선을 맡은 제라드 호잉은 5번타자, 김태균은 6번타자로 밀어냈다. 대신 고졸 신인 최인호를 3번타자로, 2년차 노시환을 4번타자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틀 동안 최인호가 5타수 2안타를 날린 것이 고작이었다. 중심타선이 17타수 2안타에 볼넷도 하나 없다.
올해 유난히 신인급 투수들이 상당한 득세를 하고 있지만 타자들은 거의 신인들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올해뿐만 아니라 상당기간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어려운 시기에 신인급들을 통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그 확률이 너무 낮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타선이 부진하면 투수력이 아무리 좋아도 승리를 할 수 없는데 한화는 지금 투수력까지 비상사태다. 지난 시즌부터 1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확실한 한화의 에이스로 '스토퍼'가 되어야 할 워윅 서폴드는 지난 3일 키움전에서 6이닝 6실점(4자책점)에 이어 9일에는 5이닝 13안타(1홈런) 4탈삼진 7실점으로 2게임 연속 무너지고 말았다.
'집안이 어려우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고 한다. 한화는 우선 연패를 끊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한화가 연패를 끊기 위해서 '어진 아내와 어진 재상이 지금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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