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쿼터 레드스킨스의 쿼터백 콜트 맥코이는 색(수비수의 쿼터백 태클)을 피해 공을 잡고 상대 진영으로 달리다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글스 수비수의 다리와 부딪혔다.
맥코이는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 골절상이었다. 그것으로 맥코이는 시즌 아웃됐다.
주전 쿼터백 알렉스 스미스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백업 쿼터백 맥코이마저 부상당하자 레드스킨스는 당장 쿼터백을 수혈해야 했다.
당시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쿼터백으로 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레드스킨스는 끝내 캐퍼닉과 계약하지 않았다.
캐퍼닉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캐퍼닉은 경찰의 총격에 따른 흑인 사망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경찰의 야만성과 인종차별주의에 항의하는 뜻에서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기립하지 않고 무릎을 꿇어 당시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캐퍼닉에게는 애국심이 없다”며 발끈했다.
레드스킨스는 캐퍼닉 대신 2011년 12월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것이 마지막인 조시 존슨과의 계약을 추진했다.
이후 NFL 구단들은 2017년 자유계약선수가 된 캐퍼닉에게 등을 돌렸다.
그러자 구단들이 캐퍼닉에게 보복을 했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캐퍼닉은 지금도 NFL 구단과 계약하지 못하고 있다.
자유계약 시장에 나왔으나 아직 구단을 찾지 못하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절친’ 야시엘 푸이그가 ‘제2의 캐퍼닉’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푸이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인종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푸이그는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던 일과 미국에서 야구를 하면서 느꼈던 인종 차별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적었다.
푸이그는 피부색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자신은 앞으로 인종 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필요한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시민권자가 된 푸이그가 인종 차별 등 미국 내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을 밝힌 것이다.
이 같은 푸이그의 용기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 같은 행동으로 그가 캐퍼닉처럼 ‘블랙리스트’에 올라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외면당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최근 백인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지 9일 만에 늑장 반응을 보인 사실을 볼 때, 푸이그도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푸이그가 정말로 메이저리그가 아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야구 생활을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편, 푸이그는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5개 내셔널 구단으로부터 지명타자 요원으로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가 개막하면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그를 우익수로 활용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있다.
자유계약 신분인 푸이그가 앞으로 어떤 목소리를 낼지, 그리고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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