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지만 나쁜 일도 있기 마련이다. 좋은 일만 계속되지도 않고 나쁜 일만 계속되지도 않는다. 좋은 일이라도 해도 항상 큰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나쁜 일이라고 해도 항상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큰 슬픔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특별한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은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번갈아 일어나는 게 세상사다. 그러기에 인생만사 새옹지마(人生萬事 塞翁之馬)라고 하지 않는가?.
일년에 144게임을 치르는 프로야구 장기레이스는 이와 같은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한다. 승리는 좋은 일이고 패배는 나쁜 일이다. 연승은 조금 더 좋은 일이고 연패는 조금 더 나쁜 일이다. 연승이 길어지면 큰 기쁨이 되고 연패가 길어지면 큰 슬픔이 된다. 시즌 초반 NC의 연승이 큰 기쁨이라면 SK의 10연패나 현재 한화의 13연패는 말 그대로 큰 슬픔이다.
올해 두산은 아직 큰 기쁨도 없지만 큰 슬픔도 없다. 선두 NC가 7연승, 잠실 라이벌 LG가 6연승을 한 것에 비하면 두산은 6월 4일 KT와의 주중 3차전부터 주말 KIA와의 2연전서 승리해 3연승한 것이 올시즌 최다 연승이다. 물론 아직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NC의 4연승, 키움의 5연승과 견주면 아직은 갈길이 멀다.

이러한 두산의 힘은 당연히 타력에서 찾을 수 있다. 팀 타율은 정확하게 3할(0.300)으로 KT(0.303) NC(0.303)에 이어 3위다.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0.435로 타격 2위에 올라있는 것을 비롯해 김재호 10위(0.356), 오재일 12위(0.345), 허경민 23위(0.311) 등 타격 30걸에는 4명이 포함되어 있다. KT와 NC 6명에도 뒤지고 전체 홈런(28개)에서도 5위이지만 , NC 5명, 홈런은 28개로 5위이지만 득점(175점)과 타점(165점)은 모두 NC에 뒤진 2위다. 그만큼 타선의 응집력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대로 투수력은 그야말로 2위라고 하기에는 부끄럽다. 팀 평균자책점은 5.40으로 8위다. 선발투수가 거둔 승리는 28게임에서 12게임밖에 되지 않는다. 여러차례 지적이 나왔지만 올해 불펜은 그야말로 뒷문을 열어제킨 꼴이다. 마운드에서 두산의 강점은 거의 찾아 보기가 힘들 정도다. 토종 에이스 이영하는 볼넷을 23개나 허용해 이 부문 불명예 1위이고 이닝당 출루 허용율인 WHIP에서도 이영하(1.68) 유희관(1.64) 알칸타타(1.49)가 나란히 2~4위에 오를 정도로 좋지 않다. 알칸타라가 다승 공동 1위(5승)에 올라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4.63(25위)에 이른다.
이처럼 투수력과 타력이 언밸런스인데도 두산은 느끈하게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주말 2연전 KIA전에서 보여주듯 베테랑들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5일 결승타에 이어 6일에는 대타로 나서 끝내기 안타를 날린 김재호는 "힘들고 어려운 책임을 후배들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로 베테랑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지난해 통합챔피언으로 위엄을 지키고 있는 두산이 다음 주중 선두 NC를 맞아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관심을 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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