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마니아 노트]롯데를 달라지게 만든 것들

'초보 사령탑'부터 수비안정에 투타 조화까지

2020-05-11 09:21

롯데 마차도와 허문회 감독(오른쪽)[연합뉴스, 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 마차도와 허문회 감독(오른쪽)[연합뉴스, 롯데자이언츠 제공]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뒤늦게 막을 올린 프로야구 초반에 롯데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개막 5연승. 거침없는 발걸음이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이자 괄목상대(目相對)다. 연승을 하고 있어 달라졌을까? 아니면 달라졌기에 연승을 하고 있을까? 그럼 무엇이 롯데를 이렇게 달라지게 만들었을까?

물론 롯데의 달라진 모습의 그 첫번째로는 '초보 사령탑' 허문회 감독의 자연스런 리더십이 그 이면에 깔려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허 감독은 1994년 LG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롯데를 거쳐 2003년 LG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10시즌 동안 현역선수 시절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총 523게임에서 통산 타율 0.269였고 홈런도 불과 20개에 그쳤다. 그리고 2007년 LG를 시작으로 국군체육부대, 키움(전신인 넥센 포함)까지 13년 가까이를 코치로만 지냈다.

허 감독은 롯데 감독에 취임하면서부터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마운드를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우리가 못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잘 했다." "야구는 실수를 줄이는 운동이고 반복적이 운동이다." "실수에 얽매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신경을 쓰자" 등 그야말로 야구에 기본적이면서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격식을 타파하고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했다. 이는 허 감독이 무명에 가까운 선수생활, 음지에서 선수단들을 뒷바라지해야하는 코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생존 철학이나 다름없었다.

롯데의 올시즌 달라진 모습은 각종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내야 수비가 안정을 되찾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만큼은 인정을 받은 딕슨 마차도와 FA로 영입한 안치홍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면서 그야말로 롯데 내야는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 외인'으로 평가됐던 마차도는 결정적인 고비마다 홈런을 터뜨리는 수훈까지 세우며 롯데 연승의 발판이 되고 있다. 그야말로 '굴러 들어온 진주'다. 지난해 최다 수비 실책의 팀 답지 않게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내야의 안정된 수비는 불펜의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팀을 막바지까지 버텨주는 힘이 되었다. 실제로 롯데는 5게임에서 얻은 36득점 가운데 6회이후에 얻은 득점이 27점이며 7회이후에는 24점에 이른다. 즉 총득점의 75%를 후반에 얻었다. 반면 7회 이후 실점은 8점에 불과하다. 이는 롯데가 5게임 가운데 3게임이나 7회 이후 후반에 역전승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이는 또한 선발이나 불펜투수들이 수비를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적은 11개의 볼넷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팀 타율 3위(0.295). 팀 방어율 1위(3.13)로 투타의 이상적인 조화도 롯데의 강점이다. 여기에 홈런도 9개로 NC와 공동 1위다. 득점(36점)은 5위에 그쳤지만 실점(17점)은 최소실점이다.

말 그대로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언제 어떻게 공이 튈지 모른다. 예년에도 롯데는 초반에 반짝하다가 한달쯤이 지나면 무너지곤 했다. 또다시 그런 사태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올해 롯데는 뭔가 다른 것 같다. 상당기간, 아니면 시즌 끝날때까지 롯데의 바람이 식지 않을 수도 있다.

[마니아 노트]롯데를 달라지게 만든 것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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