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한준희 "이대로면 월드컵 진출팀 중 한국이 최약체"

2017-09-06 09:50

- 위기 속 최선 다했지만, 갈 길 멀다
- 염기훈 후반 투입, 분위기 전환
- 냉정히 말해 진출국 중 꼴찌 수준
- 남은 기간 선수 발탁, 재정비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준희 (축구해설위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월드컵 결과부터 확인한 분들 많으시죠. 천신만고라는 표현이 여기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 우즈벡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 A조 2위로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에 성공은 했습니다. 사실 9회 연속이면 이게 엄청난 기록입니다. 그런데 워낙 졸전 끝에 올라가다 보니까 올라가는데도 뭔가 찜찜하다 이런 분들이 많으시죠.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한 위원님, 안녕하세요.

◆ 한준희> 네, 정말... 정말 천신만고 끝에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일단 기쁜 상황인 거는 맞죠?


◆ 한준희> 월드컵을 나가고 안 나가고는 굉장히 큽니다. 저는 항상 강조를 하지만 우리 축구가 많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다른 예를 들자면 우리가 경제정책에 실패를 증명하거나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가 IMF가 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집에 불이 나면 안 된다는 걸 알아보기 위해서 불을 낼 필요는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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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월드컵은 우리 축구계의 여러 가지 고쳐야 될 문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자체는 나가야 된다라는 것이 지상의 과제였고 그것은 어찌됐건 해결이 됐습니다.

◇ 김현정> 기뻐는 해야 되는 겁니다, 지금 상황이. 그런데 물론 기뻐합니다. 박수치고 이러면서도 이게 우리 자력으로 올라간 게 아니라 결국은 이란, 시리아가 비기면서 어부지리라고 해야 되나 뭐라고 해야 되나요? 경우의 수 다 따져서 가까스로 올라간 것만은 사실 아닙니까?

한준희 "이대로면 월드컵 진출팀 중 한국이 최약체"
◆ 한준희> 그렇죠. 우리 선수들이 어찌됐든 우즈벡과 비기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고. 사실 우리가 또 골을 넣을 법한 기회들도 없던 경기는 아니었거든요.

◇ 김현정> 골대 3번이나 쳤잖아요.

◆ 한준희> 그렇죠.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뛰었습니다마는 방금 전에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에게 굉장히 공헌한 팀이 있으니, 그 팀은 이란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 한준희> 우리가 앞으로는 이란 비판하는 것도 조금 덜 해야 될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사실은 저는 솔직히 내심은 이란이 이번 시리아전에서는 좀 더 실험을 자유롭게 약간 느슨한 방향으로 하면서 시리아에게 어쩌면 기회를 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시리아가 먼저 한 골 넣은 상태에서 이란이 그래도 바로 자존심을 세워서 두 골을 넣어주는 바람에.

◇ 김현정> 그렇죠.

◆ 한준희> 물론 경기는 2:2로 끝났습니다. 이란이 우리의 진출에 큰 공을 세운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란이 우리 본선 진출 시켜줬다.’ 뭐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지금 댓글들 보면.

◆ 한준희> 네, 일단 우리가 앞선 경기 이란과 비길 때는 중국이 어떻게 보면 도와줬고 이번에 또 우즈벡과 비길 때는 이란이 도와준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어제 경기 한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우선 한준희 해설위원의 총평이자 촌평.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 한준희> 위기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는 했으나 갈 길이 너무도 먼 것을 재확인했던 그러한 한 판이었다라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이야, 명쾌하네요. 갈 길이 너무나도 멀다는 걸 또다시 확인? 어떤 점에서 그렇게 또 다시 확인하셨습니까? 어디가 그렇게 안타까우신가요?

◆ 한준희> 사실은 슈틸리케 감독 물러난 지 지금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것이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을 거라는 예상 자체는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10명으로 버텼던 이란과의 경기에서 0:0. 그리고 사실 이번 우즈베키스탄전은 후반전에는 우리의 교체멤버들도 제 몫을 했고, 흐름이 좀 바뀌면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은 후반전 체력이 좀 떨어진 게 눈에 들어왔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결국 우리도 또 골을 넣지 못하면서 또 0:0.

◇ 김현정> 그렇죠.

◆ 한준희> 전반적으로 기성용 선수 두 경기 다 없었던 공백도 해결되는 조짐은 보이지 않았고. 그리고 우리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걸었던 기대치가 있는데 그 기대치에 대체로 다 미달을 하는 그런 플레이 내용이었고. 전반적으로는 사실 슈틸리케호 시절보다는 그렇게 나아진 것은 없는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거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향상은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그래도 우리가 결과를 짜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열심히는 뛰었어요. 열심히 뛴 것까지도 우리가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열심히 뛰는데 그게 안 들어가더라. 골 결정력이 이번에도 역시나 부족했습니다.

◆ 한준희> 그렇습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선수들이 약간 슈팅에 대한 과감성을 조금 잃어버린 면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확실히 이란전과 이번 우즈벡 전은 정말로 선수들에게도 긴장되는 경기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좀 과감한 슈팅의 부족. 그리고 말씀해 주신 대로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또 골 결정력의 부재를 느꼈고요. 또 공격진의 호흡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여전히 엇박자가 남아 있었던 그런 한 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제 가장 그래도 눈에 띈 선수는 역시 염기훈 선수일까요?

◆ 한준희> 네, 염기훈 선수가 후반전 18분경에 교체로 투입이 됐는데 그 이전까지의 우리가 우즈벡에게 수세로 밀렸던 흐름을 염기훈 선수가 일거에 뒤바꾸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수원에서 같이 뛰는 동료 김민우 선수가 왼쪽 윙백으로 출전을 했었는데 염기훈, 김민우 선수가 확실히 같은 라인에 서게 되니까 기존에 맞춰왔던 호흡도 더 잘 살아났고 염기훈 선수가 정말 30대 중반의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팀에 아주 모범이 되면서 염기훈 선수 투입 이후에는 확실히 우리가 결정적인 찬스가 많아졌고 공격주도율도 높아졌거든요. 교체멤버의 중요성을 또 아주 절감했던 그러한 교체였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신태용 감독이 좀 더 빨리 썼어야 되는 건 아닙니까? 그런 선수들의 투입을?

◆ 한준희> 네. 사실 신태용 감독이 사실 교체가 이란전에서도 좀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 사실인데.

한준희 "이대로면 월드컵 진출팀 중 한국이 최약체"
◇ 김현정> 그렇죠.

◆ 한준희> 오늘 새벽 경기 같은 경우에서도 장현수 선수가 부상으로 전반 말미에 구자철 선수와 바꼈고 그리고 염기훈 선수와 바뀐 권창훈 선수 같은 경우도 몸 상태가 좀 좋지 않아지면서 교체가 됐는데, 사실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교체가 그래도 좋은 결과와 내용을 불러왔기 때문에 이것을 뭐 어떻게 평가해야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전체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앞으로도 교훈으로 얻으면서 향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의견도 올라오는 거 제가 종합해 보면 조금 냉정한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청취자 김종철 님 말씀대로 지금 이 실력으로 본선 나간들 과연 경쟁력이 있겠는가. 이거 망신만 당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냉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동의하세요?

◆ 한준희> 지금대로라면 정말 월드컵 32개국 본선 진출국 가운데서 우리를 가장 약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냉정한 청취자 분 말씀이 맞고요.

◇ 김현정> 냉정하게 꼴찌입니까, 그럼?

◆ 한준희> 거의 뭐...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올라오는 팀도 나오긴 하겠습니다마는 전체적으로는 최약체 그룹에 우리가 들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한 가지는 이제는 그래도 우리가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본선까지는 시간이 9개월.

◆ 한준희> 10월에도 A매치 기간이 있고 11월에도 있고. 또 12월에는 동아시안컵을 통해서 K리거들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내년 3월에도 또 A매치 시간이 있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지금까지 안 됐던 부분들을 그래도 재정비하고 또 여태까지 발탁을 좀 안 했던 선수들을 실험을 하면서 선수단을 좀 재편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은 우리에게는 그래도 주어져 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우리가 월드컵의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서도 보면 기대치가 굉장히 낮아서 예선에서 고생했던 그런 대회의 본선에 가서는 오히려 기대치를 약간 초과하는 그런 퍼포먼스를 우리가 보인 적들이 있어요.

◇ 김현정> 아, 그런가요? (웃음)

◆ 한준희> 오히려 예선에서 아주 잘해가지고 기대치가 컸던 대회들에서는 보면 본선 가서는 굉장히 허술했고.

◇ 김현정> 실망하고?

◆ 한준희> 반면 예선에서 못했던 대회에서는 본선 가서 오히려 국민들의 박수를 좀 받았던 그런 역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좀 그런 일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 김현정> 징크스가 좀 다시 재현되기를 기대하면서. 9개월 남았습니다, 우리 선수들. 열심히 다시 한 번. 어제 신태용 감독이 그랬어요. ‘강한 대한민국 축구를 다시 볼 수 있게 하겠다.’ 이런 얘기했는데 진짜 그 상황이 벌어지기를 기대하면서 한준희 해설위원님 고맙습니다.

◆ 한준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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