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팀은 모두 마운드에 약점이 생겼다. 삼성의 상처가 더 깊고 크다. 마운드의 핵심 3인방이 빠져나갔다. 그렇다고 두산의 공백이 작다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PS)을 치르면서 내내 애를 먹었다.
이를 막아내야 하는 게 두 팀의 전천후다. 과연 어느 전천후가 더 셀까.
▲'윤-안-임' 3명 역할 해야 할 차우찬
삼성의 전천후는 좌완 차우찬(28)이다. 선발과 롱릴리프, 마무리까지 그 역할이 다양하다. 도박 스캔들로 빠진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의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한다. 다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세 가지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25일 KS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을 전천후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심창민과 함께 더블 마무리 체제를 언급하다 상황에 따라 4차전 선발로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중간 이후 긴 이닝을 소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 거의 풀타임 선발로 뛰었지만 예전 계투 경험은 많다. 지난해만 해도 3승4패 21홀드 중간의 핵심이었다. 때로는 선발, 때로는 중간, 때로는 마무리로 나서야 할 차우찬의 어깨가 무겁다.
류 감독과 박석민, 구자욱 등 선수들은 "차우찬을 믿는다"고 했다. 올해 차우찬은 두산전 2경기 승패 없이 ERA 3.86을 기록했다.
▲이현호, 스와잭 역할은 내가 한다!
두산의 공백는 삼성보다는 덜하다. 그러나 매우 아쉽다. 그걸 좌완 이현호(23)가 메워줘야 한다.
NC와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은 온전히 외국인 선수 1명 없이 싸웠다. 우완 앤서니 스와잭이다. 스와잭은 지난 10일 잠실 넥센과 준PO 1차전 8회 1사 1루에서 등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나오지 않았다. 어깨 통증으로 PO와 KS 명단에서 빠졌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등 확실한 선발 카드와 마무리 이현승이라는 가을 병기가 있다. 그러나 이 두 집단을 연결해줄 고리가 헐겁다. 함덕주는 경험이, 노경은은 승부처 부담감이 불안하다. 스와잭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고장이 났고, 두산은 4선발과 롱릴리프를 맡아줄 카드가 마땅히 없었다.

실제로 이현호는 지난 14일 준PO 4차전에서 스와잭을 대신해 선발 등판했다. 당시 3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내용 자체는 나쁘진 않았고, 어쨌든 팀은 11-9 기적의 역전승을 이뤘다. 이후 PO에서는 4차전에 니퍼트가 선발 등판해 등판 기회가 없었다.
어깨가 싱싱한 만큼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현호는 정규리그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9경기 6승1패 2홀드 ERA 4.19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삼성과 5경기 ERA 2.92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대구에서는 6⅓이닝 무실점이었다.
언제 어느 상황이든 제 역할을 해야 할 전천후. 삼성의 차우찬과 두산의 이현호, 과연 어느 좌완 전천후가 기대에 부응할까.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