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FIFA의 방해로 회장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등록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당당히 도전했던 정 명예회장의 사실상 포기 선언이다. FIFA 윤리위원회는 지난 8일 정 명예회장에 6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명령했다. 정 명예회장을 불복해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에 항소했지만 끝내 기각됐다.
정 명예회장은 "FIFA가 지난 8일 부당한 제재를 가한 이후 후속 사법대응 절차에 필수적인 판결문을 2주일이 되도록 보내지 않아 끝까지 나의 입후보를 방해하고 있다"면서 "FIFA는 스위스 지방법원이 판결문이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기각 결정을 내리자 마치 지방법원이 FIFA의 부당한 행위를 정당화해준 것처럼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FIFA 회장 선거 절차의 시급성을 고려해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은 FIFA의 부패상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최근 취리히의 판사와 검사들이 FIFA로부터 1990년~2006년 월드컵 결승전의 축구표를 받았다는 스캔들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FIFA와 유착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스위스 법원은 더욱 신중한 판단을 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 징계로 차기 회장 선거 출마는 사실상 무산됐지만 정 명예회장은 자신에 내려진 FIFA 징계의 부당함을 끝까지 밝힌다는 계획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계획도 공개했다.
"FIFA의 차기 회장 선거는 블래터 회장 측근들의 불공정하고 부당한 개입으로 벌써 의미가 크게 훼손됐다"는 정 명예회장은 "FIFA 규정상 회장 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려면 1차 투표에서 2/3를 얻거나 2차 투표 이후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 내년 2월 26일 총회에서 차기 회장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블래터 회장이 계속 회장직을 맡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보도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해도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FIFA의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것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 FIFA의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분과 함께 최후의 승리를 얻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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