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민철은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깜짝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5⅔이닝 6탈삼진 3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 쾌투로 전날까지 지난주 팀 타율 3할7푼6리를 달리던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12-3 대승과 팀 3연패 탈출의 일등 공신이 됐다. 지난해 5월 17일 사직 롯데 원정 이후 1년 2개월 만의 개인 첫 승리다. 더군다나 삼성 에이스 피가로와 맞대결에서 이겨냈다. 안방 무패 행진을 벌이던 피가로는 이날 6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 패전을 안았다.
올해 최고 투구였다. 그러나 이번 등판이 겨우 올해 세 번째, 활약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반짝거리는 도금일지, 진짜 금덩이일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중반 이후 합류해 정규리그와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한 오재영(29)처럼 복덩이가 될 수도 있다.
▲넥센의 도돌이표 고민 '3선발'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팀의 고질인 3선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올해도 해결하지 못한 3선발을 도대체 누구로 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넥센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를 앞두고 필승 불펜 한현희를 선발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에이스 밴 헤켄과 2선발 피어밴드를 받칠 3선발을 찾기 위한 해법이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원투 펀치만으로는 대권 도전이 힘들다는 교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현희는 17경기 선발 등판해 8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ERA) 5.48로 높았지만 나름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홀드왕' 한현희는 다시 불펜으로 복귀했다. 조상우, 손승락만으로는 필승조가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김영민, 김대우 등 한현희 대체 카드가 불펜에서 생각만큼 버텨주질 못했다.

하지만 강력한 3선발 찾기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염 감독은 "당장 2위 싸움이 치열하지만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3선발이 절실하다"면서 "좌완과 우완 등 여러 후보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재활 중인 베테랑 좌완 오재영과 우완 문성현 등이 꼽힌다.
일단 염 감독은 지난 5일만 해도 "신인 좌완 김택형을 염두에 두고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택형은 다음 날인 6일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4회도 채우지 못하고 7피안타 4볼넷 9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달 31일 NC전 5이닝 1실점 3승째(3패)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올해 ERA 7.88로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 넘으려면 3선발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금민철이 금쪽과 같은 귀중한 투구를 펼친 것이다. 더욱이 상대가 팀 창단 첫 우승 도전에 필연적으로 만나게 될 삼성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금민철은 이날 최고 구속은 140km가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유의 커터성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괴롭혔다. 여기에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으로 상대를 현혹했다. 특히 2회는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4~6번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올해 금민철은 3번의 등판 상대가 모두 삼성이었다. 지난 5월 7일 1이닝 2실점한 뒤 7월 1일 등판, 4⅓이닝 2실점했다. 표본이 적지만 11이닝 동안 피안타율이 1할9푼5리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넥센의 고민은 삼성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은 선발 왕국 삼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올해는 한현희의 선발 전환 등 돌파구를 모색해왔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민철이 '삼성 천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2005년 프로 데뷔한 금민철은 2009시즌 뒤 넥센으로 이적했다. 2010년 6승(11패)을 거두며 선발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됐던 금민철은 이듬해 2승(5패)에 그친 뒤 입대했다. 제대 후인 지난해도 3승(5패) ERA 6.0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10일 등판이 고작 세 번째다.
하지만 금민철은 결정적인 순간 금동이로 나타났다. 염 감독도 10일 승리 뒤 "연패 중이어서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금민철이 팀을 구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오늘 투구는 나무랄 데 없었고 다음 등판도 기대된다"고 신뢰를 보냈다.
금민철도 "오랜만에 선발승을 거뒀고, 또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팀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다하고 싶다"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과연 금민철이 한때가 아닌 지속적 호투로 도금이 아닌 순도 100%의 금덩이를 입증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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