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야구 종주국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등이 B조에 편성됐고, A조는 아마 최강 쿠바와 대만, 네덜란드,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가 나선다.
일본이 특히 적극적이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국기(國技)나 다름없는 야구의 부활을 노리는 일본에게 '프리미어12'는 중요한 대회다. 여기서 우승해 강국의 입지를 다지면 야구가 올림픽 흥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이미 야구는 여자부 소프트볼과 짝을 이뤄 스쿼시, 볼링 등과 함께 도쿄올림픽 후보 종목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하면 정식 종목 채택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일본 야구계는 프리미어12 일정이 발표된 22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일본야구기구(NPB) 구마자키 가즈히코 총재를 비롯해 대표팀 왕정치(오사다하루) 특별 고문과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모여 손을 맞잡았다.
구마자키 총재는 "일본의 '야구 국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무대로 어떻게 해서든 우승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왕 고문은 "일본 선수는 일장기를 붙이면 특별한 힘을 발휘한다"면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고쿠보 감독도 "최강팀을 만들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올 시즌 복귀한 히로시마의 노장 에이스 구로다 히로키(40)에 대해서도 "체력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최정예 멤버를 꾸리겠다는 의지다.

KBO 리그는 일본과 달리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대표급 선수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힘을 보탰던 한 선수는 "사실 이 대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WBC와 아시안게임이 있는데 또 뛰어야 하니 부상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선수는 이미 아시안게임 이전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WBC, 아시안게임까지는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프리미어12는 이전 야구월드컵으로 프로 1.5군 선수와 아마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의 후신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지난달 20일 "최고의 선수를 꾸려 일본에 밀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런 분위기로는 쉽지 않다.
감독 선임부터 난항이다. KBO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년도 KBO 리그 우승팀 삼성 류중일 감독은 고사했고, 2순위인 준우승팀 넥센 염경엽 감독도 난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처럼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WBC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만든 대회에 같이 춤을 춰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 자국 올림픽에서 야구를 포함시켜야 하는 일본으로서는 반갑겠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자칫 들러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도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일본을 넘어설 꿈을 호시탐탐 노리는 대만 정도가 그나마 적극적이다. 대만은 최근 일본 야구 출신 궈타이위안 감독을 선임했다.
한국 야구에는 '계륵' 같은 대회인 프리미어12. 과연 우승을 호언장담하는 일본과 급부상을 노리는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들에 맞서 한국 야구가 어떻게 대회를 준비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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