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대한민국은 메르스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감염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국민들이 공공장소에 모이길 꺼리고 있다. 버스와 전철, 공항 등에는 마스크가 즐비하다.
야구장도 여파가 적잖다. 일요일인 지난 7일 5개 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평균 관중은 평소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올해 일요일 평균 1만3096명이 찾은 야구장에는 8694명만 입장해 33.6%나 떨어졌다.
때문에 이런 비상 시국에 야구를 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더 이상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리그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지속을 바라는 팬들과 일정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메르스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스 확산 방지와 리그 지속에 대한 접점을 찾을지 여부가 관심이다. 자칫 사상 초유의 리그 단축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시국에 야구? 사람이 먼저다"
리그 중단의 선봉장은 김성근 한화 감독이다. 이미 김 감독은 지난 3일 넥센 원정에서부터 주말 케이티와 대전 홈 경기까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외부인과 만나고 있다.
김 감독은 "건강한 선수보다 관중이 걱정"이라면서 "관중석에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어떻게 하느냐. 야구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야구에 인생을 건 김 감독이 리그 중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관중도 급격하게 준 만큼 차제에 리그를 중단하자는 의견이다. 올 시즌은 지난 4일 268경기 만에 300만 관중(301만 6620명)을 돌파했지만 메르스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다. 특히 5월 평균 1만2715명이던 관중은 6월에는 8798명으로 줄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시즌 전체 흥행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당초 KBO는 올 시즌 흥행이 715만여 명으로 역대 최다를 찍었던 2012년을 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시 8개 구단 532경기 체제에서 올해 10구단 720경기로 대폭 경기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가 더 커진다면 역대 최다 관중을 장담하기 어렵다.
▲"Show must go on…야구로 힐링"
하지만 경기는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메르스에도 경기장을 직접 찾는 열성적인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에 야구장에서 감염됐다는 사례도 없다는 이유다.
KBO가 고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관중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평균 9000명 가까운 팬들이 직접 경기장에 오신다"면서 "여기에 TV나 모바일 등 중계를 보는 팬들은 훨씬 더 많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메르스로 우울한 상황에서 야구로나마 시름을 더는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야구가 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KBO 관계자는 "메르스를 조심해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유치원과 학교 외에 다른 정부 기관이나 일반 기업 등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야외 종목인 야구가 리그를 중단한다면 다른 종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KBO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으로 리그가 중단된 적은 있었다. 그러나 경기수를 채우지 못한 시즌은 없었다. 특히나 올해는 역대 최다인 팀당 144경기에 시즌 뒤 펼쳐질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리그 중단이 단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일단 현재 감염병 위기경보 '주의' 단계인 만큼 리그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번 주 최대 고비를 맞은 메르스 사태. 과연 KBO가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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