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선두권은 선수층이 두터운 팀들이 형성하고 있다. 두산과 삼성, SK 등 3강이다. 17일까지 두산이 22승14패로 삼성(24승16패)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1위다. 그 뒤를 SK(22승15패)가 0.5경기 차로 쫓고 있다.
당초 올 시즌 우승후보로는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과 그 대항마인 SK가 꼽혔다. 그런데 시즌이 많이 남아 있지만 두산이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을 보면 어쩌면 두산이 독주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만 심각한 마운드의 약점이 이를 막았다.
▲선발 ERA 1위, 불펜은 9위
두산의 약점은 역시 불펜이다. 탄탄한 선발진과 강력한 타선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상승세의 곰 군단의 발목을 잡은 게 구원진이었다.
올 시즌 두산은 선발진 평균자책점(ERA)은 10개 팀 중 당당히 1위다. 4.29로 투수 왕국 SK(4.34)와 삼성(4.46)에도 앞선다.(표 참조)

두산은 올해 블론세이브가 8개로 10개 팀 중 최다다. 구원진이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리드를 날린 상황이 제일 많았다는 뜻이다. SK(3개), 삼성(4개)의 2배 수준이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블론세이브만 SK, 삼성 수준으로 줄였다면 두산은 리그를 독주할 수 있었을 터였다. 선발진이 1위인 ERA는 9위인 불펜 때문에 전체 6위(4.74)로 리그 평균 이하로 떨어진다.
▲역전승도 많은데 역전패도 많다
올해 두산은 역전 승부가 가장 많다. 21번으로 LG와 함께 최다다. 그만큼 극적인 승부가 많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데 역전승도 많지만 역전패도 많다. 17일까지 두산은 역전승이 11번이지만 역전패도 10번이나 됐다. 역전승은 KIA, LG(12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고, 역전패는 신생팀 케이티(12번)에 이어 두 번째다.(표 참조)

선두권 경쟁팀보다 확실히 역전패가 많다. SK는 역전승과 역전패가 가장 적었다. 삼성도 많지 않았다. 팀 ERA 1, 2위를 다투는 팀인 만큼 계산이 선다는 뜻이다.
블론세이브와 역전패가 많다는 것은 항상 불안감을 안고 경기 후반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산의 올 시즌 고질병이다.
▲윤명준 살아나야 1위 경쟁 가능
역시 마무리 윤명준의 뜻하지 않은 부진이 크다. 윤명준은 올해 1승5패 5세이브 1홀드 ERA 4.87을 기록 중이다.
특히 블론세이브가 5개로 전체 1위다. 지난 14일 SK전에서 브라운에게 끝내기 역전 2점포를 맞은 데 이어 17일 KIA전에서도 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지난주 당한 2패가 모두 뼈아픈 끝내기였다. 1경기만 이겼어도 삼성과 승차는 벌어졌다.
5월에만 윤명준은 3세이브 4패 ERA는 5점대가 훌쩍 넘는다. 한번 패전을 안으면 세이브를 따내고 다시 패전 투수가 되는 징검다리 행보다. 그러다 보니 두산은 팀 세이브도 7개로 6위에 불과하다. SK(12개), 삼성(11개)에 크게 못 미친다.
두산은 선발진 ERA에서 에이스 니퍼트(2.39)를 비롯해 유희관(3.35), 장원준(4.38) 등이 든든하게 버틴다. 마야(6.26) 정도가 처질 뿐이다. 14패 중 선발진은 5패에 불과하다.
타선도 팀 타율 2위(.281)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불펜이 살아야 1위 경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노경은이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또 시즌 후반, 막판이 아니라 지금이 문제인 게 위안이다. 개선될 시간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과연 두산이 골칫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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