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충격적 데뷔’ 김재윤, 그는 누구인가?

포수로 프로 입문. 투수 전향 석 달 만에 '세 타자 연속 삼진'

2015-05-17 20:52

▲지난17일롯데전에서데뷔전을3연속삼진으로장식한KT김재윤.원래포지션은포수였다.사진│KT위즈
▲지난17일롯데전에서데뷔전을3연속삼진으로장식한KT김재윤.원래포지션은포수였다.사진│KT위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베테랑들의 활약과 대기록은 KBO 리그를 관전하는 중요 포인트 중 하나다. 400홈런을 눈앞에 둔 삼성 이승엽을 비롯하여 프랜차이즈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LG 박용택, 팀 이적 이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NC 이호준은 ‘베테랑의 모범이 이것이다.’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루키들은 이러한 베테랑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그러한 노력이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나타났을 때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선수들 중에 국가대표나 메이저리거도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 시간을 보낸 이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선수만이 1군 무대 풀타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또 다른 묘미는 간혹 상당히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르는 루키들이 등장하는 데에 있다. 일례로 홍익대 졸업 이후 2011 신인지명 회의에서 넥센에 9라운드 전체 67번째 지명을 받았던 언더핸드 김대우는 지명 순번만큼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신예였다. 그러나 그는 그 해 6월,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에 구원 투수로 등판하여 3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며 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충격적 데뷔’ 김재윤, 그는 누구인가?

이에 각지에서도 ‘김대우가 누구인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진 바 있다. 대졸 신인이 첫 등판에서 연속 타자 삼진 기록을 세운 것도 꽤 보기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데뷔전에서의 활약이 꾸준한 성적을 보장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난해에는 상무 전역 이후 73과 2/3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한 축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7일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에는 넥센이 아니라 KT 쪽이었다.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재윤(25)은 팀이 2-6으로 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삼자 범퇴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자신의 소임을 다 했다. 그런데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의 투구 내용이었다. 오승택과 임재철, 그리고 문규현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 타자를 처리하는 데 소모했던 투구 수는 단 13개뿐이었다. ‘올드루키’의 강렬한 데뷔전에 모든 이들이 놀란 것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실 ‘김재윤’ 이라는 이름을 많이 들어 본 이들이라면, 그의 보직에 궁금증을 가질 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휘문고 시절부터 포수로 활약했고, 고교 졸업 이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을 때에도 포수마스크를 썼던 유망주였기 때문이었다. 애리조나에서 방출된 이후 국내로 돌아왔을 때에도 그는 포수재원으로 분류됐던 이였다. 지난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그를 적극 추천했던 최재영 스카우트도 “진흥고 감독 시절부터 눈여겨봤던 친구였다. 빠르면 (김)재윤이가 1군 백업 포수로 투입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은 바 있다. 실제로 석 달 전까지만 해도 김재윤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러나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을 비롯하여 현장에서는 그의 강한 어깨에 주목했다. 빠른 볼 하나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거 부럽지 않다는 내부 평가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꽤 빠른 시일 내에’ 투수로 전향했고, 이는 의외로 빠른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퓨처스리그 11경기에서 16과 2/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무려 26개나 잡아냈고, 평균자책점도 1.62로 꽤 좋았다. 가장 주목해 볼 만한 점은 볼넷 숫자. 11경기에서 8개의 볼넷을 내어 줄 만큼 제구력도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생각지 않았던 김재윤의 등장으로 KT 역시 마운드 운영에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장시환 한 명에 의존했던 불펜에 김재윤을 투입할 수도 있고, 적응 속도가 빠를 경우 아예 선발로도 기용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롯데와의 홈 3연전은 싹쓸이 패를 당했지만, KT로서는 ‘생각지도 않은 보물’ 김재윤의 등장에 위안을 삼을 만했다. 메이저리그 명포수를 꿈꿨던 그가 국내에서 투수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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