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400홈런 달성 벨트레, 500홈런 3000안타 가능할까?

31세 이후 타율 0.313기록하며 '회춘'

2015-05-17 14:52

▲개인통산400홈런기록을돌파한벨트레.남은것은메이저리그에4명밖에없는500홈런-3000안타기록이다.사진│텍사스레인저스
▲개인통산400홈런기록을돌파한벨트레.남은것은메이저리그에4명밖에없는500홈런-3000안타기록이다.사진│텍사스레인저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열린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야구팬들은 두 선수의 선전에 큰 기쁨을 표했을 만하다. 물론 여러 경기가 펼쳐진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 한, 두 명의 활약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지만,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했다는 점까지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바로 텍사스의 추신수(33)와 강정호(28)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먼저 텍사스의 추신수는 친정팀인 클리블랜드를 맞아 사이클링에 2루타 하나가 부족한 3안타의 맹활약으로 타율을 0.248까지 끌어 올렸고, 강정호 역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3안타를 기록하면서 시즌 타율을 다시 3할 언저리(0.299)로 복귀시켰다. 비록 두 이의 소속팀이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5월 이후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 해도 양 팀 사령탑이 만족감을 느낄 만했다.

그런데 이에 앞서 텍사스에서는 특별한 기록을 세운 이가 등장했다. ‘베테랑’ 애드리안 벨트레(36)가 그 주인공이었다. 벨트레는 현지시각 기준으로 지난 15일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포함하여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날 기록한 홈런은 벨트레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홈런 숫자를 쌓았던 이 베테랑은 이제 ‘명예의 전당’을 보증하는 500홈런에 100개만을 남겨둘 수 있게 됐다.

400홈런 벨트레, 떠오르는 ‘다저스 시절’의 추억

사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를 시청해 왔던 야구팬들에게 벨트레는 꽤 친숙한 이름이다. 특히, 박찬호의 LA 다저스 시절에는 그가 라인업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적지 않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벨트레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을 뛰었던 1999년부터 시작하여 박찬호가 텍사스로 이적하기 직전인 2001년까지 벨트레는 꽤 오랜 기간 메스 미디어에 등장한 바 있다. 특히, 게리 셰필드와 숀 그린, 에릭 캐로스 등과 함께 다저스 라인업을 형성할 때에는 박찬호의 승리에 여러 차례 도움을 주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벨트레도 사실 젊은 시절에 수비에서는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여러 차례 수비 에러를 범하여 선발 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다. 박찬호 역시 벨트레가 여러 차례 수비 에러를 범하면, 3루를 향하여 ‘왜 그러느냐?’는 제스쳐를 취하며 분발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그러한 수비력을 타력으로 보완하며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은 ‘빅 볼’을 추구하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한 벨트레의 ‘터닝 포인트’는 역시 2004년이었다. 당시 개인 통산 첫 3할 타율과 40홈런, 100타점을 한 번에 성취했기 때문이었다. 48홈런은 단연 리그 1위의 기록이었고, 0.334의 타율 역시 리그 4위에 랭크됐을 정도였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시애틀과 장기 계약에 성공(5년 총액 6,400만 달러)하며 야구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다만, 2004년 이후 시애틀 시절에는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계약 마지막해인 2009년에는 8홈런에 그치며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에도 실패했다. 다만,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두 차례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애틀과의 계약 만료 이후 다시 FA 시장에 나온 벨트레는 보스턴과 1년 단기 계약을 맺었다. 소위 말하는 ‘FA 재수’를 선택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보스턴에서 리그 최다 2루타 기록(49개)을 세움과 동시에 3할 타율(0321)과 두 자릿수 홈런(28개)에 복귀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에 그를 눈여겨 본 텍사스도 벨트레 영입에 나서며 주인 없는 3루 자리를 지키게 했다.

텍사스 이적 이후 다시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벨트레는 2011년 이후 올스타전 3회 출장, 골든글러브 2회 수상, 세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텍사스와의 계약 첫 해에 개인 통산 300홈런을 돌파한 부분도 꽤 흥미로운 점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31세 이후 벨트레의 성적이다. 그는 서른 한 번째 생일을 맞이한 이후 현재까지 총 941안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개인 통산 안타(2,641개)의 35.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기간 타율 역시 0.313로 상당히 좋다. 30세 이전 타율(0.270)에 비해 약 4푼 이상 높은 수치다. 베테랑이 되어갈수록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대로 갈 경우, 3년 이상 현역 생활이 가능하다고 보았을 때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셈이다.

메이저리그 100년 역사상 두 기록을 동시에 세운 이는 행크 아론과 윌리 메이스, 에디 머레이, 라파엘 팔메이로 등 총 4명 뿐이다. 이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이는 ‘약물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팔메이로 뿐이다. 과연 벨트레의 은퇴 시점에서 두 가지 기록이 동시에 달성될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