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피츠버그의 강정호도 시즌 첫 홈런포를 가동하며 ‘풀타임 주전 자리’를 실력으로 보장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부상으로 한동안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던 LA 다저스의 류현진도 서서히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은 국내 프로야구 관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야구팬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에 있었을 때와는 달리, 해외로 가면 모든 국내 야구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자 스스로 힘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올스타가 나오는 것이고, 월드시리즈/제펜시리즈 우승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한-미-일 베테랑 삼국지, ‘우리가 잘해야 팀이 산다!’
이들 중 2001년 세계 청소년 대회 우승 멤버로 각 팀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베테랑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텍사스의 추신수와 소프트뱅크의 이대호, 한화 이글스의 정근우와 김태균이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세 이는 1982년생 절친이면서도 각자 소속된 리그에서 중심이 된 역할을 해 줘야 팀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또한, FA를 통하여 보금자리를 이동한 이후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스포츠 재벌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똑같이 닮았다.
그런데 사실 이들 서른 세 살의 베테랑들은 시즌 초반부터 팀의 중심축에 서서 제 몫을 다 해야 하는 책임감도 지녀야 했다. 그것이 베테랑의 운명이며, 이를 위하여 각자의 소속 팀도 높은 연봉을 보장해 준 셈이다. 다만, 김태균 외에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등 ‘부산 사나이 3인방’은 한때나마 1할 타율 언저리에 머물면서 타격감을 찾는데 꽤 많은 애를 먹었던 경험을 지녔다. 말 그대로 ‘우리가 잘 해야 팀이 사는’ 것이었다.
먼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은 이대호였다. 4월 내내 1할 타율을 기록하던 이대호는 지난 4월 26일에 9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세우면서 2할 타율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5경기에서도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동안 4경기 연속 타점 기록도 세우면서 시즌 타율이 0.252(111타수 28안타)로 수직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본인의 장기인 장타력이 살아나면서 가장 이대호다운 타격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운 부분이다. 최근 5경기 성적은 21타수 9안타(2홈런) 5타점, 타율 0.429에 이른다.
고향 친구의 활약에 자극을 받았는지, 이번에는 추신수가 이에 걸맞은 응수(?)를 했다. 현지시각 기준으로 지난 1일 열린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부진 탈출’을 예고하는 2루타를 기록한 추신수는 곧바로 다음날 열린 경기에서 두 개의 장타를 기록하며 경기의 향방을 상당히 흥미롭게 만든 바 있다. 4-7로 리드를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 3점 홈런을 기록한 데 이어 연장 10회에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역전의 포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추신수는 결승 득점까지 성공하며,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그리고 3일 경기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타율 0.333) 4타점을 기록했다. 아웃 된 타구 중에서도 외야로 곧게 뻗어나가는 양질의 타구도 많아 향후 ‘추추 트레인’의 부활을 예견할 만했다.
이에 비해 정근우는 부상으로 4월 말이 되어서야 1군 무대에 합류하는 등 여전히 ‘적응’ 과정에 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1군 9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타격감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5일 현재 정근우의 타격 성적은 30타수 5안타(1홈런), 타율 0.167를 기록중이다. 부상으로 인하여 스프링캠프에서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던 수비 훈련에 대한 부분만 보완한다면, 내심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한화에게 무기 하나가 더 쥐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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