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가운데, 28일부터 열린 2연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팀도 있고,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수준의 경기 내용을 보인 팀도 있다. 반면, 기대했던 것보다 다소 모자란 성적으로 안타까움을 안긴 팀도 있다. 그렇다면, 초반 두 경기를 통해서 본 각 팀의 실체가 어떠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시즌 전 예상했던 구도와 비교해서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이다.
‘수박 겉 핥기’로 본 2015 KBO 리그 초반 판도, ‘이것은 진짜’
먼저 ‘예비 한국시리즈’로도 불린 삼성과 SK의 2연전을 살펴보자. 삼성 입장에서는 대구 시민구장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홈 개막전이었고, SK는 사령탑 교체 이후 맞이하는 첫 번째 정식 일정이었다. 양 팀 모두 나름의 사연을 안고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2연전에서 각 1승씩 나눠 가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용호상박이었다는 예측이 거의 맞아떨어진 순간이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시즌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신인 구자욱의 활약은 '진짜'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채태인이 빠진 1루 수비를 말끔하게 소화했다는 점,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동시에 기록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점수를 줄 만하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라는 측면에서 지난해 큰 재미를 못 본 SK도 브라운의 만루포로 인하여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잠실에서는 두산과 NC가 한판 대결을 펼쳤다. 스승(NC 김경문 감독)과 제자(두산 김태형 감독)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던 이 경기에서 두산이 2연전을 쓸어 담으며, 가을 잔치 진출에 욕심을 낼 수 있는 팀임을 증명해 보였다. 이 과정에서 좌완 에이스로 새로 영입한 장원준의 호투로 84억 투자 대비, 좋은 출발을 선보였다는 점은 '진짜'였다. 지난해 좋은 타격 페이스를 선보인 기세를 홈런 네 방으로 이어갔다는 점도 두산 타선의 '진짜' 모습이었다. 두산은 2연전을 통하여 김현수, 김재환, 오재원, 양의지가 나란히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했다.
목동에서는 성향이 비슷한 두 지장(智將)의 만남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 넥센 염경엽 감독 모두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너무 닮았다. 이러한 성향 때문인지, 양 팀 모두 1승씩을 나눠 갖으며 시즌을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야신이 이끄는 한화'가 달라졌다는 사실은 진짜였다. 비록 1차전에서는 앞서고 있다가 역전을 허용했지만, 2차전에서는 김태균을 1루에 두고 '히트 앤드 런' 작전이 나오는 등 ‘잡을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승리하는’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김성근표 야구의 부활, 2015시즌의 또 다른 키워드로 대두할 수 있다.
사직에서는 신생팀 KT와 지난해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롯데가 만났다. 그러나 보통의 신생팀이 다 그러했던 것처럼, KT 역시 연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다만, 이 신생팀을 얕봤다가는 패배도 감수해야 함을 본 경기에서 확인해 줬다는 것만큼은 ‘진짜’였다. 또한, 지난해 야구 외적인 문제로 많은 홍역을 치렀던 롯데가 투-타에서 나름대로 선전하며 좋은 출발을 선보인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겠다는 롯데의 다짐만은 적어도 ‘진짜’였던 셈이다.
전/현직 LG 감독 간의 만남이 이루어진 KIA와 LG의 경기에서는 KIA가 안방에서 2승을 챙겼다. 1차전은 마운드 싸움으로, 2차전은 타력 싸움으로 이어졌는데 두 번 모두 KIA가 이긴 셈이다. LG로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렵게 시즌 초반을 이어가게 됐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 ‘플랜 B’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반면, KIA는 지난해 내우외환에 빠졌던 어려움을 나름대로 극복하며 좋은 출발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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