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영남대 야구부의 가장 큰 전통 중 하나가 ‘수업과 야구’에 있다. 다른 학교에서도 학년 이수를 위해서는 학점 취득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지만, 영남대는 그 척도를 상당히 엄격하게 해 왔다. 그래서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 야구 선수’라 할지라도 학교에서 지정한 수업은 반드시 이수를 해야 하고, 이수를 하지 못했을 경우 재수강도 불사해야 한다. 그래서 영남대학교 야구부에는 유독 ‘공부하는 야구선수’들이 많이 배출되어 왔다. 손승락(넥센)만 해도 대학 시절에는 일반 학생들 못지않은 문장 실력으로 과제물과 시험 답안 제출을 거뜬히 해냈다고 한다.
‘공부하는 야구선수 육성’ 영남대, ‘올해도 해 볼만!’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영남대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모습만 보아도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박태호 감독은 특별히 잘하는 선수들을 절대로 혹사하지 않은 ‘덕장’으로 유명하며, 차정환 코치는 아예 모교 영남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며 학식과 야구에서 모두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러한 지도자들이 이끄는 영남대는 지난해 어려운 팀 사정 속에서도 리드 오프 최민구(외야수)가 삼성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낸 바 있다. 특히, 박태호 감독 부임 이후 2012년에는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깜짝 활약’을 펼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저학년으로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이들이 올 시즌 농익은 실력으로 ‘모교 정상 탈환’에 힘을 쓰기 시작했다.
영남대 마운드의 높낮이는 전적으로 에이스 이정훈(4학년)에게 달렸다. 2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던 이정훈은 경기 운영 능력이 빼어나고, 배짱이 좋아 큰 경기에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구위 면에서는 동문 선배인 이성민(KT)보다 한 수 아래지만, 제구력을 조금 더 보완한다면 충분히 올 시즌 대학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인재로 여겨진다.
차정환 코치가 ‘포스트 김민수(삼성)’로 뽑은 안방마님 김영덕도 있다. 3학년 때부터 김민수의 졸업으로 공석이 된 포수 자리를 차지하며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2루 송구 능력이 좋고, 방망이 또한 나쁘지 않아 이번 대학 포수들 중에서 눈여겨봐야 할 유망주로 분류할 수 있다. 김영덕 외에도 최민구가 졸업하고 떠난 자리를 4학년 이재율이 버티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가공되지 않은 보석’, 내야수 최승민도 있다. 대학 야구에서 보기 드문 ‘예비역 선수’로 군 복무 이후 야구부에 합류하여 실전에 투입됐다. 그리고 이 무서운 신예는 전역하자마자 치른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에서 타격상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잠시 주춤했으나, 올해 다시 주역으로 떠오를 준비를 마쳤다는 후문이다. 이들 4학년 외에도 3학년 김나눔과 배선율도 실전에 투입되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들이다.
이러한 가운데, 영남대 코칭스태프는 “2~3년 내 우승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전력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 보인 바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대학 무대에서 영남대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무대는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전국 대학 야구 춘계리그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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