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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서가 먼저인가 육성이 먼저인가?

지명 순서보다는 육성이 중요. 그러나 '지명 포기' 가능성도 내재

2015-03-12 22:35

▲지난해2차신인지명회의직후의한화신인들과스카우트팀.한화는최근3년간많은신인을영입한팀으로알려져있다.사진│김현희기자
▲지난해2차신인지명회의직후의한화신인들과스카우트팀.한화는최근3년간많은신인을영입한팀으로알려져있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0일,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 회의실에서는 제2차 이사회가 열린 바 있다. 예산 문제를 포함하여 KBO의 각종 규약 중 일부를 개정했던 이 자리에서 팬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올스타전 각 팀 명칭이 최종 확정(나눔 올스타/드림 올스타)되기도 했다. 또한, 퓨쳐스리그에 대한 규정도 변경되는 등 본격적인 ‘10구단 운영 체제’를 위한 준비에 들어섰다. 정식 개막에 앞서 ‘스피드 업 규정’에 대한 페널티 부과를 달리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 개최도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 운영에 대한 큰 틀은 어느 정도 합의가 된 듯한 모습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올 시즌부터 달라질 ‘신인 지명 회의’와 관련된 규정이다. 그동안 신인 지명은 각 지역 연고지를 바탕으로 한 ‘우선 연고 지명’을 포함하여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지명 회의가 이루어졌는데, 변수는 바로 ‘2차 지명 회의’에 있었다. 기존 홀수 라운드에서는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신인을 뽑을 수 있었고, 짝수 라운드에서는 전년도 성적 순위에 따라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일부 수정하여 올 시즌부터 반영하게 됐다.

신인 지명 회의, 지명 순서가 정말 중요할까?

KBO 이사회가 밝힌 2016시즌 제2차 신인 지명 회의 지명 방식은 ‘짝/홀수 라운드에 구분을 두지 아니하고, 전체 라운드를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지명(하위팀부터 각 구단이 1명씩 지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즉, 직전 년도 성적이 좋지 않을수록 각 라운드에서 신인을 먼저 뽑을 수 있는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KBO는 보도 자료를 통하여 ‘리그 전력 평준화’에 그 목적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 방식은 이전에도 적용된 바 있다. 특히, 특급 신예 한, 두 명이 합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전력에 대한 편차가 극심했던 1980~90년대에는 특정 구단의 우수 선수 싹쓸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위권 팀에 대한 신인 우선 지명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는 상당히 바람직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년 좋은 성적을 내는 팀들 입장에서는 해당 규정에 대해 볼멘소리를 낼 법했다. 기존 선수들을 뒷받침할 만한 우수 재원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넥센 히어로즈는 과거 현대 유니콘스 시절, 1차 우선 지명권에 대한 행사를 할 수 없었던 시기에 여러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여 신인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김진철 전 LG 스카우트 팀장은 현대 스카우트 팀에 몸담았을 때를 떠올리면서 “신인 지명권을 먼저 행사한다 해도 결국은 각 구단이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좋은 성적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시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꾸준히 의견을 제시했고, 마침내 지금과 같은(짝/홀수 라운드에 따라 지명 순위 변경. 이른바 ㄹ자 형식 지명) 방법이 정착될 수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김 전 팀장의 의견은 최근 프로야구 상황을 들여다보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대학무대에서 A급으로 분류됐던 선수들도 최소 3~4년간 퓨쳐스리그에서 검증을 받아야 1군에 정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정설’로 통하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신인 지명 라운드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재력을 믿고 뽑은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의 여부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역시 드래프트 직후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로 데뷔하는 특급 신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국내 프로야구 운영 스타일도 점차 메이저리그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신인 지명 회의 순서가 지속될 경우 직전 연도에 상위권을 차지한 구단들이 눈여겨본 선수를 뽑지 못할 가능성도 커진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만큼 하위 라운드에 접어들수록 ‘지명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올 시즌 2차 신인 지명 회의의 특징 중 하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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