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비운의 스타, 만개하지 못한 꽃, 그리고 김동주 ②

역대급 성적 가능했던 재능 뒤로한 채 은퇴 선언

2015-02-03 02:28

▲1998년데뷔이후꾸준히국가대표팀에선발됐던김동주.그러한과거를뒤로한채그는은퇴를선택했다.사진│두산베어스
▲1998년데뷔이후꾸준히국가대표팀에선발됐던김동주.그러한과거를뒤로한채그는은퇴를선택했다.사진│두산베어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1편에서 계속) 사실 김동주는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한 포부가 상당히 깊었던 선수였다. 일례로 대학 시절, 그가 대표팀(대학 선발)에 선발되지 못한 일이 있었는데, 엔트리 탈락 이후 슬럼프가 찾아와 한때 방망이를 잠시 놓았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태극 마크에 대한 남다른 ‘자존심’ 혹은 ‘자부심’이 있었고,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대표팀에 발탁되어도 이렇다 할 거절의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 다만,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에는 앞서 열린 200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 당한 부상의 여파가 컸으며, 2009 WBC에서는 김동주 외에도 젊은 내야 요원들이 많아 충분히 3루를 커버할 수 있었다. 2013년 WBC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렸을 때에는 김동주의 1군 출장 기록이 없었을 때였다.

사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김동주 외에 꾸준히 국가대표 경험을 많이 쌓은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국제무대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가장 ‘임펙트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4번 타자 자리에 서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은 늘 김동주의 몫이었다. 이러한 모습의 결정체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비운의 스타, 만개하지 못한 꽃, 그리고 김동주

그만큼 ‘4번 타자 김동주’는 국제 대회에서 더욱 가치가 있었다. 단기전인 토너먼트에서 안정된 장타력과 타점 능력을 자랑하는 중심 타자의 존재는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국제무대에서의 이러한 활약에 비해 국내 리그에서 기록한 ‘누적 스탯’은 생각보다 높은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15시즌 동안 1,597경기에 나서며 통산 타율 0.309, 272홈런, 1,088 타점, 1,689 안타를 기록한 것에 대한 가치는 분명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넓다는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2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점도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다만, 그가 1998년 데뷔 이후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했던 시즌은 2000년 딱 한 번뿐이었다. 김동주가 잠실구장 장외 홈런을 기록했던 바로 그 해의 일이었다. 그리고 그 때가 30홈런 고지를 밟았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다. 단일 시즌 100타점 기록도 2000년을 포함하여 2008시즌이 전부였다.

또한, 그는 야구 인생에 ‘타이틀 홀더’가 된 일은 단 두 차례에 불과(2003년 타율 1위, 2007년 출루율 1위)했으며, 골든글러브 수상 역시 생각보다 적은 4회(2000, 2003, 2007, 2008시즌)를 기록했다. 그만큼 그는 ‘주인공’과는 꽤 거리가 먼 이였다. 국제 대회에서 이승엽에 이어 4번을 칠 때에도, 두산의 자랑거리였던 ‘우동수 트리오(우즈-김동주-심정수)’의 중심에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 그는 ‘해결사’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그보다 더욱 파괴력 있는 선수들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스타 플레이어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야구 외적으로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산됐다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사실이다, 아니다.’를 떠나 이는 ‘프로야구 선수 김동주’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요인으로 남게 됐다. 그를 일컬어 ‘만개하지 못한 꽃’으로 비유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역대급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재능과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도 꽤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선수 김동주’에 대한 평가는 그의 야구 내/외적인 모습과 맞물려 후대에 시행될 것이라 본다. 다만, 이제까지 야구 대내/외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노장을 이렇다 할 ‘이별의 접점’ 없이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이 필요할 듯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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