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드에 올랐을 때 빠른 볼을 바탕으로 배짱 있게 공을 던질 줄 안다는 점도 닮았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라고 주문하는 것은 전임 장충고 사령탑이었던 유영준 현 NC 스카우트나 현재 장충고를 이끌고 있는 송민수 감독 모두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에이스가 고교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두 이가 나란히 마운드에 서는 일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이다. 최우석이 3학년이었을 때 2학년이었던 조지훈은 당시 팔꿈치 수술로 인하여 재활에 열중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충고의 ‘전직 에이스’들, 한화 마운드의 빛 되나?
특히, 두 이는 고교 시절에 ‘임펙트 있는 모습’을 몇 차례 보여 주었다는 공통분모도 지니고 있다. 최우석은 2011년 청룡기 8강전 경북고와의 경기에서 10이닝 4피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완투하며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조지훈 역시 2012년 황금사자기 4강전에서 삼진을 무려 18개나 뽑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각 구단 스카우트 팀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렇게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냈던 두 동문이 또 다시 같은 구단에서 한솥밥을 먹는다는 사실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일단, 둘의 잠재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더구나 김성근 감독은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완성형으로 키워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직을 떠나 둘 모두 1군 무대 정착을 위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일단 기회는 주어진 셈이다. 다만, 두 이가 완성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이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 주어야 할 것이다.
임의탈퇴 처분 등 많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야구에 대한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최우석은 사실 야구 외적인 부분만 아니었다면 진작 한화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인재로 손꼽혔던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 내내 ‘고무팔’로 유명세를 타면서 자신의 몸값을 올렸던 최우석이었지만, 정작 신인 지명 회의에서 1, 2라운드 지명을 받지 못했던 것(2012년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도 멘탈적인 부분에서 상당 부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그러나 임의탈퇴 이후 다시 팀에 합류했고, 구단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러한 부분을 극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스프링캠프 출발 당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조지훈은 기존 멤버들에 비해 스프링캠프 합류 시점이 늦어졌다. 지난해 2군 무대에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출발 당시 명단에서 제외됐던 것이 결정타였다. 그러나 조지훈의 상태가 좋다는 이정훈 2군 감독의 보고로 인하여 그는 ‘후발대’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김성근 감독 역시 이에 대해 꽤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사실 ‘프로에서의 시작’만 놓고 보면, 최우석보다 조지훈이 한 수 위였다. 2013시즌 드래프트에서 그가 1라운드로 지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선동렬 전 감독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그만큼 투구폼이 부드러워 연투 능력이 빼어나다는 점은 당시 고교 투수 빅3(NC 윤형배, 넥센 조상우, 롯데 송주은)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다만, 그러한 평가가 아직 프로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이렇듯 두 명의 장충고 동문 선/후배는 나란히 스프링캠프에서 동료이자 경쟁자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두 명의 전직 에이스들이 과연 한화 마운드의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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