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이들이 모두 프로에 입단한 것은 아니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특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유망주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김민수는 상원고 졸업 이후 영남대에 진학하고 나서야 몸에 힘이 붙으며 조금이나마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성장했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두 유망주 중에서도 최지만이 시애틀 산하 트리플 A에 소속되어 있을 뿐, 신진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귀국을 선택했다. 그리고 ‘2009 고교 포수 랭킹 1위’를 다투었던 최지만도 더블 A 승격 이후에는 1루수나 지명타자, 혹은 외야수로 출전하면서 정들었던 포수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
‘무한경쟁’ LG 안방, 여기 김창혁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 비해 크게 이름은 알려지지 못했지만,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서 ‘시나브로’ 호평을 받던 유망주는 따로 있었다. 당시 부산고에서 4번 타자 겸 포수를 맡았던 김창혁(LG)이 그 주인공이었다. 2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오수호, 정수민, 안태경 등 당시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던 선수들과 배터리를 이루었다는 점도 호재였다. 다만, 김창혁이 3학년으로 진학했을 때에는 앞서 언급한 선배들이 모두 졸업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학년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부산고 전력은 약체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당시 1학년 멤버로 마운드에 올라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가 바로 이민호(NC)였다.
그의 존재는 라이벌들이 더욱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의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김민수는 “학교 전력이 약해서 드러나 있지 않을 뿐, (김)창혁이는 정말 포수로서 부러운 부분이 많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김창혁이 ‘제2의 강민호’로 성장할 수 있는 재원이라며 내심 상위 순번에서 뽑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는 6라운드 전체 48번째 순번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며, 세간의 평가가 틀리지 않음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물론 프로 선수로서의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퓨쳐스리그에서도 주로 백업을 맡으면서 경기 후반부에 출장하는 일이 많았고, 그 사이에 유강남 등 후배들이 안방을 차지하면서 입지가 축소되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공익 근무로 군 복무를 마친 김창혁은 올 시즌부터 다시 퓨쳐스리그에서 절치부심하며 ‘내일의 1군 선수’로 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평가 역시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초 만난 LG 정성주 차장은 “포수 재원 가운데, 김창혁의 기량이 괜찮게 올라오고 있다.”라며 언젠가 1군 무대에 오를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LG는 신인지명 회의를 통하여 김재성, 정규식 등을 영입하면서 포수 재원을 더욱 보강했다. 물론 이는 현재윤-최경철 체제가 2~3년 정도 더 유지된다는 전제가 뒤따랐다. 바로 여기에서 현재윤이 은퇴를 선언하며, 백업 포수 자리를 놓고 기존 유망주들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뜻하지 않은 전쟁’을 펼치게 됐다. 그 사이에서 김창혁도 심심치 않게 언급되고 있다. 방망이 실력이 괜찮은 만큼, 포수로서의 장점만 극대화시킨다면 내년 1군 무대에서 가끔이나마 그의 모습을 보기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그는 고향인 창원에서 자율 훈련에 임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려줬다. 내년이면 프로 6년차가 되는 만큼,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을미년 ‘양띠 해’를 맞이하여 김창혁이 또 다른 ‘양띠 스타(1991년생)’로 거듭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듯싶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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