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가운데, (학교별로 조금씩 사정은 다르지만) 각 학교 야구부는 일종의 ‘환송식’을 개최하여 향후 대학/사회에서 활약하게 될 선배들을 응원해 주기도 한다. 또한, 내년부터 신입생으로 입학하게 될 선수들도 미리 선을 보이면서 일종의 신고식을 하게 된다. 이는 운동부가 있는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일종의 ‘전통’이기도 하다. 올해로 야구부 창단 90년째를 맞이한 대구 상원고등학교 야구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
1924년 창단한 대구 상원고등학교 야구부는 전신인 대구 상업 고등학교(이하 대구상고)시절부터 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한 ‘야구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타격의 달인 故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을 비롯하여 이만수 전 SK 감독, ‘양신’ 양준혁 등 ‘레전드’로 손꼽히는 선수들이 모두 대구상원고 동문들이며, 최근에도 이수민(삼성)-정용준(넥센)이 프로에 입단하는 등 프로에 발을 들여 놓았던 선수들만 상당수다. 특히, 프로야구 1, 2군 감독들도 많이 배출하여 한때 ‘지도자들의 사관학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고향팀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정동진-우용득 감독을 비롯하여 이만수-김시진 감독 역시 올해까지만 해도 각각 SK와 롯데 사령탑을 맡았던 인사였다. 역사가 깊은 만큼, 선/후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환송식을 해 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올해 역시 학교에서 가까운 인근 연회장에서 예비 졸업생/신입생이 한데 모여 ‘졸업생 환송식과 신입생 환영회’를 실시했다. 이 날만큼은 선수들이 잠시 글러브와 방망이를 내려놓고 학부형들과 동문 선배들에게 자신들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내년에 2학년이 되는 선수들은 ‘파격적인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그라운드에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선수들에게 추억 거리를 만들어 주면 그만큼 의미 있지 않겠는가. 프로에 가건, 대학을 가건 간에 졸업생들이 이 순간을 잊지 말고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재학생들도 오늘 행사를 바탕으로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으면 한다.”라며 이 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더욱 눈을 끈 것은 내년 상원고의 목표가 ‘Again 2011’이라는 데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 당시 상원고는 3학년 오세민(단국대)과 2학년 김성민(일본 경제대)을 앞세워 청룡기 대회와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었는데, 그 영광을 4년 만에 재현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선수 중 하나는 “홈런 5개 쳐 보이겠다.”라는 등 당찬 각오를 선보이며 다가올 동계 훈련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선보이기도 했다. 타선이 좋은 상원고의 현재 상황을 감안해 보았을 때, 투수 두 명 정도만 잠재력을 끌어 준다면, ‘Again 2011’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날 행사를 끝으로 상원고의 3학년 학생들은 실질적으로 학교생활을 마감했다. 이들 중 유일하게 프로에 입단한 정용준은 곧바로 팀에 합류하여 훈련에 임할 예정이며, 대학 입학을 확정지은 전임 주장 전호은(단국대)등 나머지 선수들도 또 다른 신입생 신분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을 하건 간에 이 날 행사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프로/대학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치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지금은 크기가 작은 골든글러브 모양의 감사패를 받았지만, 나중에는 진짜 골든 글러브 딸깁니더! 지켜 봐 주이소!” (행사 말미, 졸업생 일동의 각오 중에서)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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