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LG의 러브 패스티벌로 본 90년대 '팬 초청 축제'의 추억

이벤트 청백전, 타 종목 LG 선수들 초청 등 '다양한 프로그램' 선보여

2014-11-30 03:00

▲지난해러브페스티벌을개최한LG.이미LG는1990년대부터팬초청행사를시행해왔다.사진│LG트윈스
▲지난해러브페스티벌을개최한LG.이미LG는1990년대부터팬초청행사를시행해왔다.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스포츠는 ‘팬’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경기장을 찾아 주는 팬들이 있어야 프로로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는 해당 종목 프로화에 대한 정당성을 갖추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프로 구단이라면, 팬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생성하는 방법으로 팬들에 대한 사랑을 돌려주어야 한다. 팬심(心)이 돌아서게 되면,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각 구단은 이미 경험을 통하여 충분히 인지를 한 바 있다. 그러한 시행착오를 점차 줄여가는 과정 속에서 구단과 팬, 구단과 선수, 선수와 팬 사이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먼저 프로화를 진행시킨 야구는 일찌감치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꽤 많이 생성한 바 있다. 특히, LG 트윈스는 지난 29일, 팬들과 함께하는 ‘2014 러브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다채로운 이벤트를 펼쳤는데, 팬서비스 차원에서 개최된 이 프로그램도 사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수익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LG는 행사 수익금 전액을 야구 꿈나무 지원금으로 활용하면서 ‘내일의 프로야구 선수’를 키워 내는 데에 더 중점을 뒀다. 비단 LG뿐만이 아니라, 프로야구 10개 구단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팬들과 야구 유망주들을 위한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대외적으로 모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러브 페스티벌’의 전신? ‘90년대 팬 초청 감사 축제’의 추억

지금이야 ‘스포테인먼트’ 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많이 활성화됐지만, 프로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이러한 ‘시도’ 자체를 시행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팬서비스’라는 개념도 크게 자리 잡지 못했고, 팬들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낮았을 때였다. 이러한 가운데, 프로야구판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구단이 바로 지금의 LG였다. MBC 청룡 인수 이후 다양한 시도를 하며, 야구장을 하나의 ‘놀이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었던 것이 팬서비스의 시초였다.

특히, 계열사인 ‘반도패션(LG 패션 전신)’과의 협조를 통하여 국내 최초로 야구장에서 패션쇼를 시행한 것은 거의 ‘파격’에 가까웠다. 이전까지만 해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보여줄 수 있던 것은 故 김동엽 감독이 MBC 청룡 사령탑 시절에 그라운드에서 치어리더들과 함께 뒤섞이며 ‘가무’로 눈요깃거리를 제공해 주는 일뿐이었다. 따라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도에 팬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LG의 시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90년 MBC 청룡 인수 직후 바로 통합 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하자 시즌 후 팬들을 야구장에 초청하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이른바 ‘팬 초청 감사 축제’가 그것이었다. 이 행사에서 LG는 야구 외에도 축구, 배구, 씨름 등 ‘LG 스포츠단’에 소속되어 있는 다른 선수들까지 게스트로 초빙하여 팬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시키기도 했다. 씨름판에서 이길 때마다 ‘람바다 댄스’를 췄던 박광덕씨도 바로 이 시기에 야구팬들 앞에 사서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며, 범상치 않은 댄스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어린이 회원들 중 일부는 그라운드에서 기마전, 2인3각 달리기 등 ‘미니 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주기도 했다. 또한,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는 팬 사인회를 거쳐 내년부터 활약하게 될 신인 선수 소개와 함께 자체 청백전을 시행하여 ‘꽤 긴 시간 동안’ 팬들과 함께했다. 이벤트 경기로 진행된 청백전에서는 평소 투수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는가 하면, 클린업 트리오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등 당시로서는 꽤 이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994년에 열린 팬 초청 감사 축제 당시에는 ‘예비 신인’ 심재학(현 넥센 코치)이 고려대 유니폼을 입고 자체 청백전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주장 노찬엽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고, 정삼흠이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면서 우익 선상 2루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벤트적인 차원이라 해도 이러한 시도가 일어났다는 자체가 당시로서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바로 지금의 ‘스포테인먼트’로 이어졌다 봐도 무방할 듯싶다.

[eugenephil@daum.net]

▶ 앱으로 만나는 마니아리포트 '골프N' [안드로이드] [아이폰]
부킹 정보를 한 눈에 ☞ 마니아리포트 부킹 게시판 바로가기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