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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포스팅 강정호, ‘희소가치 큰 유격수’ 장점 살릴까?

희소성 큰 거포형 유격수+드문 부상 경력, 김광현/양현종과는 다르다!

2014-11-25 01:00

▲유격수포지션을소화하면서40홈런이상쏘아올리기란쉽지않다.강정호는올시즌그것을해냈다.사진│넥센히어로즈
▲유격수포지션을소화하면서40홈런이상쏘아올리기란쉽지않다.강정호는올시즌그것을해냈다.사진│넥센히어로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최근에는 꽤 뜸해졌지만, 메이저리그에는 한때나마 ‘유격수 열풍’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수비 범위가 넓어야 하는 유격수가 타격 실력까지 좋기를 바란다는 것은 욕심일 수 있다는 인식이 꽤 오랜 기간 정설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간혹 호너스 와그너와 같이 공-수-주를 겸비한 유격수 재원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현대 야구로 범위를 좁혀 보면 수비나 공격 중 한쪽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재원들이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적어도 ‘메이저리그 유격수 3인방’이 등장하기 전에는 말이다.

2000년대,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던 이들 중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즈(이상 뉴욕 양키스), 노마 가르시아파라(前 보스턴 레드삭스)는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달리해 주었던 주인공들이었다. 이들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하거나 타격왕, 혹은 40-40클럽 등에 가입하면서 ‘유격수가 반드시 수비만 잘하는 포지션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전미 야구팬들에게 알려 주기도 했다. 이후에는 오클랜드에서 ‘미겔 테하다’가 리그 MVP를 받으며 또 다른 ‘공격형 유격수’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그것이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의 이야기였다.

넥센 강정호, ‘희소가치 큰 유격수’ 장점 살릴까?

그러나 최근에는 ‘3대 유격수’라 불릴 만한 재원들이 드물다. 아니, 메이저리그 전체를 놓고 보아도 공-수-주를 두루 갖춘 유격수 자원을 찾기란 힘들게 됐다. 유격수 출신으로 꽤 괜찮은 타격 실력을 보여 준 헨리 라미레즈만 해도 내내 수비에서 문제를 보였던 선수였다. 어쩌면 이러한 현상이 야구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각 구단은 같은 내야수 자원이라 해도 유격수 포지션에서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둔 이들을 영입하려고 한다. 그것이 유망주든, 타국 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건 간에 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넥센)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강정호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선수’로 분류된다. 고교 시절에는 투수와 포수, 내야수 등을 두루 경험했고, 현대 유니콘스에 지명됐을 때에는 김진철 당시 스카우트 팀장이 그의 포지션을 ‘포수’로 부른 바 있다. 야구를 시작함과 동시에 내야수로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면 모를 일이었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유격수 수업을 받은 것은 프로 입문 이후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만큼 선천적인 측면에서 강정호는 다른 메이저리그 내야수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갖지 못한다. 다만,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40홈런 이상 기록한 이가 전 세계를 걸쳐 몇이나 있느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답을 할 만하다. 의외로 ‘희소가치가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 좋은 타격 성적을 선보였다.’라는 장점이 크게 어필될 수 있다는 반증이다.

굳이 유격수가 아니더라도 강정호는 ‘코너 내야수’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난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주 포지션이 아닌 3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점까지 부각된다면,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은 김광현/양현종 등 앞선 두 선수에 비해 높게 측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다 할 부상 없이 매 시즌을 소화했다는 사실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 수준을 평가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기대를 감안해 보았을 때 거액을 배팅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오히려 ‘배팅 금액에 대한 기대를 높게 가졌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데릭 지터가 떠난 유격수 자리에 누군가를 반드시 채워 넣어야 하는 뉴욕 양키스나 핸리 라미레즈를 유격수로 쓰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그를 FA 시장에서 데려오려고 하는 보스턴 레드삭스 등은 충분히 한국에서 매물로 나온 ‘거포형 유격수’에게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12월 포스팅에 임하는 강정호가 앞선 두 이들과 사정이 다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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