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해외진출 성공여부? '포스팅 금액보다 의지 문제'

30만 달러 배팅받고도 300만 달러 이상의 값어치 하는 선수도 있어

2014-11-22 23:24

▲메이저리그에도전하는김광현.중요한것은포스팅금액이아니라성공하려는의지에있다.사진│SK와이번스
▲메이저리그에도전하는김광현.중요한것은포스팅금액이아니라성공하려는의지에있다.사진│SK와이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하여 ‘포스팅 시스템(최고 이적료를 써낸 메이저리그 구단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공개입찰제도)’에 임한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의 가치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금액을 이적료로 챙기면서 선수를 보내주고 싶겠지만, 국내에서 나른 에이스급으로 분류됐던 두 명의 좌완 투수들에게 메이저리그는 상당히 냉정한 평가를 했다. 그러나 더 높은 무대로 향하고 싶은 욕심은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SK의 경우 낮은 포스팅 금액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협상을 허락했다. 포스팅 금액을 이야기할 때 흔히 표현하는, 이른바 ‘국내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잠시 접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사실 100만 달러라는 가치는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도 타지에서는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신인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국 리그에서 전혀 검증이 안 된 선수에서 우리나라 가치로 10억 이상의 투자를 한다는 것은 보통 결심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에서 ‘거액의 장기계약’이 이루어지는 등 FA시장이 다소 과열되었다는 사실은 100만 달러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보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해외에서의 성공? ‘결론은 얼마나 야구에 절박하느냐’의 여부!

사실 FA 시장이 과열된 것처럼 보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작 ‘목돈으로 재미를 보는 구단’은 얼마 되지 않는다. 좋은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늘 거론되는 구단, 뉴욕 양키스를 필두로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정도가 거액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실제로 이들 구단은 지난해 선수 연봉 총액에서 1~5위를 차지한 바 있다. 즉, 30개 구단 중 ‘낮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도 꽤 많다는 사실은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 주기도 한다. 일본의 간판타자인 아오키의 포스팅 금액도 250만 달러로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은 포스팅 금액은 해당 선수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숫자’였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포스팅 금액 2,600만 달러를 기록한 이가와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조용히’ 자국 무대로 돌아왔고, 보스턴이 포스팅 금액으로 5,111만 달러를 배팅한 마쓰자까도 미국 진출 초반을 제외하면, 해당 금액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그나마 몸값에 비례한 활약을 펼친 이는 이치로와 다르빗슈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결국, 타지에서의 성공 여부는 ‘자신의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지 않고, 얼마나 절박하게 야구에 매달리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국내무대에서 최고였다는 자존심(혹은 자부심)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즉, 야구를 처음 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엽(삼성)이 일본 진출 첫 해 부진에 빠지자 선동열 전 감독이 “일본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자신의 가슴에 있는 태극기를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라고 조언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고교 졸업 이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들로부터도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에게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0년 전, 주니치 드래건스 소속이었던 오쓰카 아키노리에게 포스팅 금액으로 30만 달러를 배팅한 바 있다. 낮은 포스팅 금액만큼 기대 요소도 크게 없다고 여겨졌지만, 그는 미국 진출 첫 해에 무려 73경기에 등판하여 7승 2패 2세이브 34홀드,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그리고 2007년, 텍사스에서 메이저리그 경력을 마칠 때까지 총 4시즌 동안 236경기에 출장, 13승 15패 39세이브 74홀드,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팬들도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 대표팀으로 나선 그의 투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선수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자신에게 달려있을 뿐’임을 재확인하게 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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