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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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後(후)] ‘통합 4연패’ 삼성, 내년이 진짜 ‘고비’다

에이스 밴덴헐크-내부 FA 못 잡으면 '새 판 짜기 불가피'

2014-11-13 22:54

▲2014한국시리즈우승을자축하는삼성구단.1등을차지하는것만큼어려운것은그것을지키는일이다.사진│삼성라이온즈
▲2014한국시리즈우승을자축하는삼성구단.1등을차지하는것만큼어려운것은그것을지키는일이다.사진│삼성라이온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외부 FA 영입은 없다.”

지난 몇 년간, 삼성 라이온즈 선수 구성의 가장 큰 원칙은 ‘내부와 가까이, 외부와는 필요한 만큼만’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즉,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하여 ‘선수들을 키워서 쓰는’ 데 중점을 두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트레이드나 방출 선수 영입으로 메우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었다. 특히, 선동열 전임 감독 시절부터 삼성은 안팎으로 외부 FA 영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이를 두고 ‘투자에 인색하지 않은 삼성이 언제 지갑을 열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은 심정수/박진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외부 FA 영입 없이 구단을 운영했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통합 4연패의 꿈을 이뤄냈다. 즉, 고비용 저효율로 이어질 수 있는 투자를 자제하고, 그 자본을 내부 육성 비용으로 전환하여 사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삼성은 이미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된 셈이었다.

‘통합 4연패’ 삼성, 내년이 진짜 ‘고비’다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삼성은 외부 FA에 큰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삼성 유망주들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트레이닝 센터(이하 STC)’를 통하여 쓸 만한 인재로 거듭난 젊은 선수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마음만 먹을 경우, 1군에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선수들을 모아 똑같은 전력의 팀을 두 개 만들 수도 있다. 다소 극단적인 표현일 수 있으나, 삼성의 4연패를 이끈 이들 중 다수는 이런 형태로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삼성은 매년 ‘도전자’ 입장에서 오프시즌을 맞이했고, 다음 시즌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선수 바이어(buyer)’가 아닌, 오히려 ‘셀러(seller)’쪽에 가까웠다. 정현욱과 오승환 등 주축 선수들이 FA로 빠져나갔고, 트레이드로 현재윤과 손주인이 팀을 떠나면서 현재는 경쟁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통합 3연패의 꿈을 이룬 뒤에 ‘보너스 지급 문제’로 잠시 구단과 선수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는 윤성환과 안지만이 뒤늦게 사인을 하면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 좋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 연봉 협상 과정에서 긴 시간을 필요로 했던 윤성환과 안지만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된다. 외부 FA 영입에 인색한 삼성도 사실 내부 FA를 잔류시키는 데 거액을 투자하는 것에는 늘 아낌이 없었다. 지난해에도 FA 자격을 얻은 투수 장원삼과 외야수 박한이를 잔류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들 중 하나라도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한 내에 사인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윤성환이 빠져나갈 경우, 삼성은 오랜만에 ‘외부 FA 영입’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고, 안지만이 빠질 경우 임창용이 더욱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이러한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삼성은 또 다시 ‘바비 콕스 시절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을 재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여기에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에이스 밴덴헐크의 거취 문제도 중요한 변수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마운드 필두에서 13승 4패,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했던 밴덴헐크는 일본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에 그가 일본행을 선택한다면, 삼성 스카우트 팀은 그만한 에이스를 데려오기 위해 또 다시 동분서주해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가정’은 삼성이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정리가 끝나고, 내부 FA를 모두 잔류시킨다는 사실로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 임창용/이승엽’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우승에 일조하긴 했으나, 삼성은 여전히 베테랑 선수들이 그 중심을 잡고 있다. 따라서 삼성이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5연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년에 어떠한 전력을 갖추고 시즌을 시작할 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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