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소 흥미로운 것은 3차전 선발로 내정된 삼성 장원삼과 넥센 오재영의 인연이다. 둘은 한때 현대-넥센 시절에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이기도 했다. 특히, 10년 전에는 오재영이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선수로서 정점을 맛보며, 꾸준히 제 몫을 다했던 이는 장원삼이었다. 투구 스타일을 비슷하지만, 두 이의 야구 인생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말 그대로 ‘얄궂은 만남’인 셈이다.
‘큰 것 한방’에 좌우된 1, 2차전, 목동에서는?
이렇게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투수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1, 2차전에서 무섭게 터져 나온 양 팀의 홈런포다. 방망이 예열이 끝난 만큼, 목동 구장에서는 더 많은 홈런포가 터져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타자 친화형인 목동 구장의 특징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최악의 경우, 양 팀은 난타전까지 각오해야 한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전에서 만난 넥센과 LG는 목동구장에서 예상과 전혀 다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선발 투수가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승리를 챙기는가 하면, 예상됐던 홈런포 숫자는 의외로 많지 않았다(윤석민, 스나이더, 유한준 등 각 1개씩 기록). 특히, MVP 후보 3인(서건창, 박병호, 강정호)은 목동구장에서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채 잔여 플레이오프 일정을 치러야 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의외의 투수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투수교체 타이밍과 불펜 싸움에서 승패가 갈라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바로 ‘날씨와 기온’이다. 10년 전에도 현대와 삼성은 가을비가 펑펑 내리는 가운데, 한국시리즈 9차전을 치러야 했다. 그나마 당시 9차전이 치러졌을 때 날짜는 11월 1일이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 휴식기의 여파로 그 일정이 벌써 2주 이상 밀린 상태다. ‘입동’이 찾아 온 가운데, 3차전부터 양 팀은 ‘좋든 싫든’ 간에 서울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3~4차전 목동구장, 5~7차전 잠실구장). 다행히 이 기간 동안 서울 지역에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입동 이후 기온이 급격하게 하강한다는 사실까지 잊어서는 곤란하다. 이러한 ‘기온’의 영향을 어느 팀이 적절하게 활용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강과 바로 인접한 목동구장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은 ‘고독한 침묵자’들의 활약 여부다. 어찌 보면 이들이 3차전의 ‘키맨’이라 할 수 있다. 넥센은 서건창이 살아나야 전체적인 타선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고, 삼성은 박석민이 두 차례 경기에서 무려 다섯 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둘 중 누가 먼저 살아나느냐에 따라서 다득점 여부도 결정날 수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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