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은 변칙을, LG는 순리를 택했다. 넥센은 상대적으로 얇은 불펜 두께에 어쩔 수 없었다. LG는 풍족한 자원에 상대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
일단 넥센이 일단 2승1패로 앞서 있는 상황. 변칙이 순리를 넘을 듯한 상황이지만 아직 결과는 모른다. PO 4, 5차전이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알 수 없다.
▲넥센 필승 3인방, 보직 파괴
일단 넥센은 PO에 대비해 필승조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짰다. 아무래도 부족한 불펜 자원을 고려해 고심 끝에 짜낸 방침이다. 구원왕 손승락(32세이브)과 홀드왕(31개) 한현희에 '믿을맨' 조상우(6승2패 11홀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들을 정규리그와는 다른 운용을 선보였다. 정규시즌에서 넥센은 대부분 경기 중후반 승부처에서 조상우를 먼저 내보냈고, 이후 한현희로 승리의 기반을 닦은 뒤 손승락으로 매조졌다.
하지만 PO에서 이들은 보직 파괴 움직임을 보였다. 필승 카드 3명의 투입이 종잡을 수 없다.

2차전은 달랐다. 한현희가 먼저 나섰고, 조상우가 뒤를 이었다. 결과가 나빴지만 파격이었다. 3차전은 역시 선발 오재영에 이어 한현희가 나섰다가 조상우가 이었고, 손승락이 마무리했다. 그나마 정상에 가까웠지만 5회 위기 때 몸을 풀었던 선수는 손승락이었다.
염 감독은 "세이브나 홀드가 아니라 팀 승리가 중요하다"며 변칙의 원칙을 내세웠다. 좌, 우 상대 타자와 누상의 주자 등 상황에 따라 필승 카드 3명의 순서가 바뀐다는 것이다. 단기전이라 내세울 수 있는 파격적 운용이다. 넥센의 장점이자 현실이다. 일단 2번 성공했다.
▲LG "우리는 정상적으로 간다"
투수 조련의 대가 양상문 LG 감독은 순리를 따른다. 상대적으로 풍족한 불펜 자원으로 운용 폭이 넓어 변칙보다는 원칙으로 밀어붙이기에 용이한 상황이다.
세이브와 홀드 3위인 '봉타나' 봉중근(30세이브), '로켓맨' 이동현(23홀드)에 '파이어볼러' 신재웅 등 필승 카드가 넥센 못지 않다. 여기에 홀드 5위(16개) 유원상, 정찬헌, 임정우 등도 버티고 있다.
LG는 이들을 바탕으로 NC와 준PO를 가져왔다. 특히 시리즈의 분수령이던 2차전에서 신재웅과 이동현이 나와 위기를 넘겨내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PO 2차전의 영웅 신정락도 준PO 때는 불펜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투수 운용의 큰 그림은 변화가 없었다. 2차전에서 LG는 호투하던 선발 신정락을 믿었고, 8회 이동현-신재웅이 승기를 지켜낸 뒤 9회 봉중근까지 나와 투구 감각을 점검했다. 3차전에서도 양 감독은 필승조 조기 투입의 강수는 두지 않았다. 리드를 당하던 상황이었기에 임정우, 유원상, 정찬헌 등 추격조를 내보낸 뒤 흐름을 지켜봤다.
양 감독은 3차전 뒤 빅이닝을 허용한 5회에 대해 "선발 리오단의 구위가 괜찮았고 뒤에 투입될 투수가 부담이 많아 바꾸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상대 번트를 파울로 만들어주고 박동원에게 뜻하지 않은 일격을 당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봉중근의 조기 투입 등을 고려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상적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과연 변칙의 넥센과 순리의 LG. 그 불펜 전쟁의 최후 승자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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