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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넥센, 10년 전 ‘유니콘스의 황금기’ 재현하나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10년 만에 KS 진출 도전

2014-10-31 00:23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넥센 히어로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파란만장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들의 조상 격인 삼미-청보만 봐도 그러하다. 프로야구 원년 당시 국가대표 출신 선수가 한, 둘 정도 있을 법했지만, 삼미에는 초대 박현식 감독이 현역 시절 태극마크를 단 것이 전부였다. 물론 에이스 인호봉이 고교 시절, 한일 교류전에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A매치격인 성인무대에서는 유독 태극마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러한 ‘약체’ 이미지를 벗어던지기까지 그들은 꽤 오랜 시간 ‘기다림’이라는 적과 맞서 싸워야 했다. 그러다 현대 그룹이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성적은 좋았지만 정작 그들이 원했던 ‘서울 연고 입성’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명문이면서도 이렇다 할 연고지 없이 수원 야구장을 빌려 써야 했던 것이 불과 7년 전 일이었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는 지금의 ‘넥센 히어로즈’로 재창단되며 서로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간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사실 두 구단을 전혀 다른 개체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가 있다. 우두머리만 바뀌었을 뿐, 현대 시절부터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주요 인사는 그대로 넥센에 남아 있으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간혹 메인 스폰서 문제로 구단 존립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자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성적으로 이어졌다.

넥센, 10년 전 ‘유니콘스의 황금기’ 재현하나

지난해만 해도 넥센은 2008년 재창단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년도 6위에 그친 팀이 재창단 후 최초로 5할 승률을 돌파한 데 이어 단숨에 리그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2006년 이후 처음이자 재창단 후 첫 가을잔치로의 초대이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이미 올 시즌 리그 2위의 성적으로 증명한 바 있다.

사실 지난해만 해도 넥센은 상당한 아쉬움 속에 가을 잔칫상을 접어야 했다. 준 플레이오프(이하 준 PO)에서 두 경기를 먼저 잡고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3차전은 넥센이 충분히 가져갈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놓쳤던 경기였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가 넥센에게 중요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1차전에서 넥센은 상대의 본 헤드 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하며 손쉽게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잠실로 옮겨 치러진 3차전에서도 넥센은 객관적인 전력과 팬들의 응원 열세라는 악재를 딛고 또 다시 시리즈 리드를 잡았다. 설령 4차전을 LG에 내어준다 해도 5차전을 다시 목동으로 자리를 옮겨 치르는 만큼, 1차전과 3차전을 잡은 넥센이 이제는 주도권을 쥐게 됐다. 우려했던 타선의 침묵이 잠실에서 ‘살짝’ 달아오를 준비를 마친 만큼, 이제는 그 분위기를 4차전까지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만약에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오를 경우, 재창단 후 6년 만에 ‘정상’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창단 이전의 역사를 살펴 볼 경우 2004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이후 10년 만에 최정상에 도전하는 셈이다. 당시 현대는 우천과 무승부를 반복하는 역대 최장의 한국시리즈를 진행한 끝에, 삼성을 4승 3무 2패로 제압하고 우승에 오른 바 있다.

공교롭게도 10년 전 우승 멤버 중 일부는 여전히 넥센에 남아 팀 우승을 바라고 있다. 당시 김성갑 현대 코치는 넥센 2군 감독으로 재직중이며, 현역 선수들 중에는 투수 오재영과 포수 이택근이 엔트리에 오른 바 있다. 이 중 오재영은 그 해 신인왕에 오르며 주가를 높인 바 있으며, 포수였던 이택근은 당시만 해도 대기만성형 타자였다. 지금은 그 자리를 서건창-박병호-강정호 트리오가 메워주고 있으며, 현재 이들은 10년 전 자신의 선배들이 이루었던 꿈을 재현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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