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환은 29일 이대호(32)의 소프트뱅크와 JS 4차전에서 연장 10회말 1사 1, 2루에 나와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를 1루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홈런을 맞았다. 2-2로 맞선 가운데 터진 끝내기 3점 홈런이었다.
올해 포스트시즌(PS) 8경기 만에 나온 첫 끝내기 홈런이다. 앞선 투수의 승계 주자라 패전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철옹성처럼 강력했던 뒷문이 허물어지면서 한신은 시리즈에서 1승3패로 몰리게 됐다.
물론 매 경기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승환의 끝내기 허용은 최근 연투에 대한 후유증 때문일 수 있어 심상하게 넘길 수 없다. 벼랑에 몰린 한신의 반격을 위해서는 오승환의 철벽 마무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 데뷔 후 최다 경기 등판
오승환은 정규리그 막판부터 클라이맥스 시리즈(CS)까지 11경기 연속 등판했다. 특히 CS 6경기 연속 출격, 8⅓이닝 2자책(평균자책점 2.16) 4세이브의 맹위를 떨쳐 시리즈 MVP까지 올랐다. 아무리 강견이라 하지만 부담이 갈 수밖에 없던 일정이다.
여기에 오승환은 프로 데뷔 후 올해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다. 64경기 등판, 2승 4패 39세이브, ERA 1.76을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국내 삼성 시절이던 지난 2005년 63경기(4승3패 47세이브)가 최다였다. 올해 던진 66⅔이닝도 데뷔 후 세 번째로 많았다. 이런 가운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연일 팀의 수호신으로 출격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JS 4차전 뒤 오승환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홈런이 됐으니까 다르게 보일 것 같다"면서도 "공이 어정쩡하게 들어갔다"고 했다.
이날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진 공은 5구째 시속 148km 직구였다. 묵직한 구위에 어지간하면 장타가 나오지 않는 오승환을 감안하면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해 KS도 결승포 허용…이후 3S '역전 우승 견인'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구단 직원이 오승환의 피로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오승환이 책임감을 보였다"고 두둔했다. 일본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한국보다 16경기 많은 144경기를 치른다. 여기에 CS에 JS까지 오승환은 "한국보다 시즌이 길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두산과 한국시리즈(KS)에서도 홈런을 맞은 바 있다. 2차전에서 연장 13회 오재일에게 결승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당시 오승환은 9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소화한 상황이었다. 6연속 탈삼진, 포스트시즌 최다 타이를 이룰 만큼 구위가 빼어났지만 강철은 아니었다. 결국 53구째 장타를 허용했다. 오승환도 사람이었고, 누구도 비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홈런의 기억을 털고 KS 3, 5, 6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리며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오승환과 삼성은 두산에 1승3패 열세를 뒤집었다.
올해도 한신은 JS에서 1승3패로 뒤져 있다. 과연 오승환이 남은 경기에서 명예를 회복해 지난해 드라마를 재현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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