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이전투구' 롯데, 이제는 그룹사가 나서야 할 때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는 기업 미션에 맞는 행동 보여야

2014-10-29 22:14

▲기업의이미지를긍정적으로심어놓을수있는것으로프로야구단운영은최적의수단이다.그러나롯데는그러지못한상황에놓였다.사진│롯데자이언츠
▲기업의이미지를긍정적으로심어놓을수있는것으로프로야구단운영은최적의수단이다.그러나롯데는그러지못한상황에놓였다.사진│롯데자이언츠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부산 지역 야구팬들의 팬 심(心)이 심상치 않다. 한때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라는 슬로건 속에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던 것도 잠시, 이제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의 갈등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창단 3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한 롯데 자이언츠는 그렇게 ‘날개 잃은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팬들 앞에 등장했다. 창단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연고지와 팀 명칭을 바꾸지 않은 역사를 가진 팀이 맞나 하는 착각에 들 정도로 현재 롯데는 위기다. ‘누구의 이야기가 맞다, 그렇지 않다.’를 떠나서 삼자(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며, 갈등을 표출했다는 것만으로도 부산 야구팬들은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일이 먼저 터진 것은 일부 미디어를 통하여 밝혀진 ‘모 코치의 감독 취임 반대’ 보도에서부터 시작됐다. 그것이 ‘사실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내부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었다는 사실은 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이야기가 들려 올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롯데 선수단이 운영부장직을 맡고 있는 L씨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는 구단 내 갈등에 대해 선수단이 ‘공적인 의견’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꽤 충격적이었다. 이후 시즌 막판 ‘감독 후보군으로 지명됐던’ 해당 코치가 또 다시 모 언론사를 통하여 선수단에 서운함을 표출했고, L부장 역시 법적 대응을 불사하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전투구’의 끝, 정답은 ‘둘 중 하나의 선택’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도 박충식 사무총장을 필두로 “롯데 구단이 선수단 연봉 협상에서 불이익을 준 정황이 포착될 경우,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전투구(泥田鬪狗 : 자기 이익을 위하여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라는 단어만큼 롯데의 현 상황을 반영해 주는 단어도 없을 듯싶다. 이러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 일부 야구 팬들은 사직구장 앞에서 1인 시위 릴레이를 펼치며, ‘야구를 하기 싫으면 선수든 프런트든 모두 부산을 떠나 달라.’라고 요구하기까지 이르렀다. 지역 사회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아야 할 프로야구가 이제는 지역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상황도 구단 자체적으로 풀어야 한다.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한 구단 측의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단 내 갈등에 대해서는 KBO가 제재를 가할 권한이나 규정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설령 KBO가 적극 개입한다 해도 이는 ‘내정간섭’으로 비칠 수 있다. 문제는 해당 사안이 절대 단기간에 풀 수 있을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프로야구의 존재 가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라는 국가적인 사명(mission)의 성취라는 부분도 있지만,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더 큰 의의를 지닐 수 있다. 그래서 회계 장부상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것도 해당 적자폭만큼 더 많은 무형 자산과 경제적 이익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주로 대기업이나 대형 언론사(1982~89년도의 MBC 청룡), 혹은 유망 중견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롯데 그룹은 ‘돈은 돈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LOTTE라는 브랜드 가치도 떨어지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3자에 대한 갈등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역시 그룹사에서 직접 움직여 ‘아예 새로운 인사로 전체 물갈이’를 하거나 최악의 경우 감사를 통하여 ‘야구단 운영 자체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할 판이다.

사실 롯데는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면서 부산 야구팬들에게 적지 않은 기쁨을 줬던 ‘명문 구단’이다. 또한, 33년 역사에서 팀 명칭을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 온 것도 삼성과 함께 롯데가 ‘유이’하다. 그 안에서 故 최동원을 필두로 윤학길, 박동희, 염종석, 김민호, 김응국, 박계원 등 ‘스타’들이 등장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화려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대기업답게 현 상황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바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한다.’라는 롯데 그룹 전체의 미션을 곱씹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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