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완의 결승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결과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가장 껄끄러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또한, 타이완 대표팀 감독은 결승전 선발 투수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등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정상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눈치작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중국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몇 차례 ‘본 헤드 플레이’를 반복한 끝에 7-2로 승리하며, 어렵게 결승 무대에 올라야 했다. 6회에 터진 박병호의 쐐기 3점포가 나오지 않았다면, 2008 베이징 올림픽 때와 같이 ‘연장 승부 치기’까지 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승전, 타이완 투수 ‘누가 먼저 나오느냐’가 관건
어쨌든 고전 끝에 중국을 이기고 올라온 대한민국 대표팀은 ‘한껏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던 타이완을 다시 만나야 한다. 그러나 타이완 타선은 지난 예선전에서 양현종이 좋은 출발을 선보였던 것처럼, 대표팀 투수진이 정상적인 컨디션만 선보인다면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역시 타이완 마운드에 있다.
타이완 대표팀 감독이 결승전 선발 투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쟝사오칭(클리블랜드)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클리블랜드 산하 루키리그에 소속된 쟝사오칭은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하여 45와 2/3이닝 동안 4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한 바 있다. 빠른 볼을 주무기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지만, 제구력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속팀 클리블랜드에서는 쟝사오칭의 한계 투구 수를 지켜준다는 전제 조건하에 그의 대표팀 차출을 허락했다. 따라서 류 감독 예상대로 쟝사오칭이 선발로 나올 경우 오히려 대한민국 대표팀에 호재로 다가올 수 있다. 투구 수를 길게 가져가는 작전을 펼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의외로 빨리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다.
대표팀과의 예선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천관위(요코하마)는 선발이냐 아니냐를 떠나 무조건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로 나설 경우, 대표팀이 가장 까다롭게 갈 수밖에 없는 투수다. 그의 역할이 지난 2010아시안게임 당시의 양야오쉰과 비슷하다는 점도 껄끄러운 부분이다. 당시 양야오쉰도 조별 예선에서 대표팀 타자들을 잘 요리했지만, 준결승 일본전 등판으로 인하여 정작 결승 무대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천관위는 3일 휴식 이후 등판하여 마지막 결승무대에서 얼마든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변수는 대표팀 타자들이 이미 그와 한 번 상대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만남에서는 고전했으나, 다음 무대에서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프로다.
‘의외의 변수’를 좋아하는 타이완 감독의 특징을 감안했을 때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의 뤄궈화를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불펜에서 ‘5분 대기조’ 역할을 했으나, 대표팀과의 예선전 선발로 나온 왕야오린(시카고 컵스) 역시 원래는 선발로 쓸 자원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인 만큼, 엔트리에 등록된 투수 전원이 나온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이 ‘정답’인 셈이다.
그러나 사실 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내부에 있다. 중국전과 같이 방심하다가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타이완과의 결승전 또한 같은 패턴으로 반복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각오처럼 ‘누가 나와도 자만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일일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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