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박병호, 1경기 4홈런보다 무서운 '4번의 책임감'

2014-09-05 12:03

'우리4번타자최고!'넥센박병호(오른쪽)가4일목동NC와홈경기에서홈런을때려내며홈으로들어온뒤서건창과함께엄지를들어보이고있다.(자료사진=넥센히어로즈)
'우리4번타자최고!'넥센박병호(오른쪽)가4일목동NC와홈경기에서홈런을때려내며홈으로들어온뒤서건창과함께엄지를들어보이고있다.(자료사진=넥센히어로즈)
박병호(28, 넥센)는 지난달 26일 KIA와 목동 홈 경기를 앞두고 한껏 심기일전한 표정을 지었다. 나흘 전 NC와 마산 원정에서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던 데 대한 회한 속에 설욕을 다짐했다.

22일 NC전에서 박병호는 1-2로 뒤진 9회초 1사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외야 뜬공 하나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으나 박병호는 허무하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NC 마무리 김진성의 바깥쪽 빠지는 포크볼에 방망이가 돌았다.

결국 넥센은 1-2로 패하면서 원정 2연전을 모두 내줬다. 기세를 탄 NC는 이후 2위 넥센이 주말 휴식을 취하는 사이 연승을 달리며 2경기 차까지 추격해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도, 앞서 이택근도 평소답지 않게 긴장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병호 역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박병호는 당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NC에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2위 자리가 흔들리게 된 데 대한 묵직한 책임감이었다.

원정 2연패로 넥센은 NC에 4승10패 일방적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잠재적 포스트시즌 상대였기에 넥센으로서는 자못 불안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NC전 4홈런 폭발, 22일 부진 만회해 더 짜릿

그리고 약 2주가 지난 뒤 다시 만난 NC와 4일 목동 홈 경기. 넥센에게는 그동안 당했던 패배를 갚아줘야 할 일전이었다.

그 선봉에 당시 고개를 숙였던 4번 타자가 있었다. 박병호는 1회부터 상대 토종 에이스 이재학을 상대로 우월 2점 아치를 그리며 대폭발을 예고했다. 4회 바뀐 좌완 노성호로부터 좌월 투런포를 날린 박병호는 7회와 8회 우완 윤형배를 각각 좌중월 2점포와 좌월 솔로포로 두들겼다.

1경기 4홈런의 괴력. 2000년 박경완 SK 2군 감독이 현대 시절 세운 4연타석 홈런 이후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 대기록이었다. 13-5 대승으로 NC전 4연패를 끊은 홈런쇼이자 22일 패배의 아픔을 시원하게 날린 설욕의 한방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기록보다 팀 승리에 의미를 뒀다.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박병호는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날"이라면서도 "그러나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타로 승리를 이끌자는 마음이었고, 그렇게 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 이승엽(삼성, 56개), 심정수(은퇴, 54개) 이후 11년 만의 50홈런 도전에 대해서도 "팀 승리가 중요하다"면서 "그런 마음가짐이 먼저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1경기 4홈런도 무섭지만 실수와 패배를 몇 배로 되갚아주는 4번 타자 박병호의 책임감이 더 무섭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