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스캇의 항명으로 본 'SK의 현 주소'

부상자 속출, 외인선수 부진 등 '악재 가득' 속 시즌 7위

2014-07-15 22:15

▲부상자명단에오른이후1군복귀가요원해진SK루크스캇.사진│SK와이번스
▲부상자명단에오른이후1군복귀가요원해진SK루크스캇.사진│SK와이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시즌 중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물론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난 일, 특히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관계’ 문제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언급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만인이 보는 앞에서 언쟁을 벌이는 것 또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다. 그런데 그러한 모습을 보인 당사자가 다름 아닌 외국인 타자 스캇과 이만수 감독이었다.

사연은 최근 족저근막염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간 스캇이 사복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스캇이 이만수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다분히 감정적인 표현을 쓴 것이 문제였다. 여기에 스캇의 목소리마저 높아지자 이 감독 본인도 더 이상 이야기를 듣기 싫다는 듯 그대로 자리를 피했다. 갑작스럽게 경기 전에 맞이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SK도 한화에게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며 완패를 당해야 했다.

부상자 속출, 외인선수 부진 ‘SK 현 주소 반영’

사실 스캇은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뛰어든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했다. 그러한 만큼,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장기간의 경험과 노하우에 상당한 자부심을 지니고 있을 법했다. 하지만, 그러한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잦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이는 곧 출장 경기수 급감(33경기 출장)으로 이어졌다. 2군에서도 지난 8일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이제는 재활군에 내려가 있다. ‘비싼 값을 치르고 영입한’ 선수가 이제는 팀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존재가 된 셈이다.

이 정도만 되면, 이만수 감독의 선수 기용과 구단의 외국인 선수 관리 방침에 반발한 스캇이 일종의 ‘항명’을 한 것쯤으로 묘사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SK의 근본적인 고민이 일부만 드러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총체적인 난국 속에 시즌 8위에 머물러 있는 팀, 이것이 SK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단기간에 치유할 수 있느냐 마느냐 역시 본인들에게 달려 있는 셈이다.

스캇과 함께 울프도 최근 ‘불펜 전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가 마지못한 듯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새로 SK 유니폼을 입은 밴와트는 아직 1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SK의 성적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때 ‘FA 로이드’를 꿈꾸며 선전을 꿈꾸었던 ‘예비 FA'들의 활약 또한 팀 성적에 비해 아직까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특히, SK 타선에서 5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 중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이재원과 김강민뿐이다. 기대를 모았던 최정 역시 오랜 기간 부상으로 빠져 있으면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도 탈락했다. 이 외에도 박진만을 비롯하여 투수 윤희상도 각각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시즌 초반 구상했던 전력이 100% 구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냈다면 이상했을 일이었다.

그러나 사실 SK는 한때 ‘똑같은 전력의 팀을 두 개 만들 수 있다.’라는 평가를 지닐 만큼 주전/비주전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러한 근본적인 구도가 무너지면서 신진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시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는 긴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것이 최근 일어난 ‘두 외국인 선수의 크고 작은 의견 충돌’과 맞물려 오묘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다.

[eugenephil@daum.net]

▶ 앱으로 만나는 마니아리포트 '골프N' [안드로이드] [아이폰]
부킹 정보를 한 눈에 ☞ 마니아리포트 부킹 게시판 바로가기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