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NC 찰리와 LG 리오단이 한국프로야구에 전달하는 메시지

프로야구 질적 하락? 결국 '선수 본연의 몫'

2014-06-27 07:58

▲주중3연전에서완봉경기를펼친찰리(사진좌)와리오단(사진우).사진│NC다이노스,LG트윈스
▲주중3연전에서완봉경기를펼친찰리(사진좌)와리오단(사진우).사진│NC다이노스,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5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주중 3연전에서는 그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많이 배출됐다. 일단, 그 출발은 NC의 외국인 투수 찰리에서부터 시작됐다. 25일 선발로 나선 찰리는 LG 타선에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팀의 6:0 완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것은 2000년 송진우(현 한화 코치) 이후 무려 14년 만에 탄생한 ‘노히트노런’이면서도 역대 외국인 선수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 동안 숱하게 많은 ‘외국인 에이스’들이 도전했지만 넘나들 수 없었던 그 노히트노런의 벽을, 이번에 찰리가 넘어선 셈이었다. 찰리의 대기록에 고무된 NC는 2차전마저 3-1로 가져가며, 남은 3차전에 관계없이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하지만 LG도 안방에서 원정팀에 마냥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줄 수는 없었다. 앞선 두 경기를 합쳐 1점을 내는 데 그쳤지만, 3차전에서는 모처럼 적시 적소에 점수를 뽑아냈다. 4-0 승리를 거둔 LG는 이제 인천으로 자리를 옮겨 주말 3연전을 맞이하게 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LG도 외국인 투수 리오단의 완봉승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그 기세를 바탕으로 SK와 맞대결을 펼칠 경우, 상황에 따라서 충분히 7위 자리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7위 SK와 8위 LG의 게임 차이는 1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에 던지는 ‘메시지’

찰리와 리오단이 승리 투수로 기록되면서 묻혀졌지만, 2차전 LG 선발로 나선 티포드 역시 못 던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선발 투수 임무 완수’의 기준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6이닝 3실점)하며 물러났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LG 킬러’로 명성이 자자한 이재학이 아니었다면 2차전 경기 결과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주중 3연전에서 세 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총 24이닝을 소화하면서 상대 타선에 단 3점만 허용했다. 근래 보기 드문 투수전이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셈이었다.

3연전을 통하여 NC는 경기당 평균 3점을, LG는 1.7점을 냈다. 이는 그대로 팀 평균자책점에 반영됐다. ‘핸드볼 스코어’가 자주 나온다는 비아냥 속에서 양 팀의 주중 3연전은 다른 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프로야구의 질적 하락’이나 ‘경기 운영’적인 측면을 떠나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것이 이번 3연전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물론 현장에서 바라는 행정적인 문제(예 : 스트라이크존의 일관적인 적용 등)는 선결되어야 마땅하지만, 프로야구에서 경기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선수인 셈이다. 그리고 그것을 NC와 LG의 세 외국인 선수가 증명을 해 줬다.

사실 프로야구의 ‘질적 발전’을 논하기에 앞서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가 얼마나 많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는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내년부터 10구단 체제로 갈 경우 경기 숫자를 늘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많은 지도자들이 난색을 표하는지도 들어 봐야 한다. 현재 1군 엔트리 숫자만 봐도 그러하다. 외국인 타자의 영입으로 당장 엔트리에서 국내 선수 1명이 빠져야 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국내 선수들이 안심하고 뛸 만한 환경을 만들어 줬어야 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타자 1명의 도입은 국내 선수 5명의 자리와 맞먹는다.”라며 어떻게든 국내 선수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러나 KBO 이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사실 이때부터 ‘타고투저’에 의한 핸드볼 스코어의 남발 사태는 예상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모든 스포츠를 막론하고 ‘경기를 경기답게 하기 위해서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선수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육성 시스템도 필요하다. 메이저리그가 25인 로스터로 팀당 162경기를 치르면서도 이렇다 할 선수 공백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도 많은 인재 풀(pool)을 바탕으로 ‘즉시전력’과 ‘육성’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 시즌은 무리라 해도 내년 시즌에는 폭넓은 엔트리 활용에 대한 논의부터 전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이후에야 경기숫자 확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고,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물을 수 있는 법이다. ‘프로’라는 타이틀도 바로 이러한 선순환구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붙여 주는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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