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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롯데의 파격적인 1차 지명, 김영한-강동관은 누구인가?

3학년 진학시까지 철저히 무명, 4~5년 후를 기약한 '전략 지명'

2014-06-26 00:53

▲2014신인2차지명회의당시의롯데스카우트팀.사진│김현희기자
▲2014신인2차지명회의당시의롯데스카우트팀.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3일, KT와 NC를 제외한 기존 8개 구단이 ‘연고지 우선 지명 대상자’를 발표했다. 구단마다 지명 대상자가 공개되는 순간, 일부에서는 ‘예상된 선택’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전혀 의외의 선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어도 분명한 것은 2009년 전면 드래프트 이후 이어져 오던 ‘투수 일변도’의 지명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포수가 3명이나 지명됐다는 사실은 리틀 및 초등학교 야구계에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유소년 선수들의 기피 포지션’이라 평가받던 포수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 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세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더 좋은 포수 재원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법하다.

서울 3팀(넥센, 두산, LG)을 비롯하여 경인지역의 SK, 충청권의 한화, 호남권역의 KIA는 대부분 본인이 원했고, 또 지명하고자 하는 선수들을 두루 선발했다. 이에 반해 영남권역의 두 팀, 삼성과 롯데의 선택은 제법 파격적이었다. 당초 1차 지명권자로 예상됐던 이들을 뒤로하고 전혀 새로운 유망주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이 주 연고지역인 대구를 벗어나 설악고에 소속된 우완 에이스 김영한을 지명한 것과 동시에 롯데 역시 부경고 포수 강동관을 선택했다.

4~5년 후를 감안한 삼성/롯데의 ‘파격 선택’

사실 1차 지명권자가 발표되기 전만 해도 삼성은 연고지 내 대졸 선수를 뽑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대구 3강’으로 대변되는 상원고, 경북고, 대구고에 이렇다 할 재원이 없었던 반면, 대구지역 출신의 대학 인재들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됐기 때문이었다. 장신 투수 조무근과 빼어난 내야수 박지규 등 ‘성균관대 듀오’를 포함하여 영남대 최민구 역시 삼성이 염두에 둘 수 있었던 유망주였다. 다만, 야수 재원들이 많은 삼성의 사정을 감안해 보았을 때 투수 쪽으로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예상대로 삼성은 투수를 지명했으나, 연고지로 새로 배정된 강원도로 눈을 돌리는 기막힌 한 수를 준비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앞서 언급됐던 대졸 트리오에 비해 김영한은 그리 잘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또한, 투수로 지명을 받았지만, 타자로서의 능력이 오히려 더 나아 보이는 인재이기도 하다. 짧은 투수 경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투구폼이나 구속 등도 아직 투박해 보인다. 그럼에도, 삼성은 4~5년 뒤를 감안하여 과감하게 김영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183cm, 86kg의 뛰어난 체격 조건에서 뿜어 나오는 파워가 좋다는 점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롯데의 ‘포수 선택’ 또한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롯데에는 ‘역대 최고 FA 계약’의 주인공 강민호를 필두로 ‘든든한 베테랑’ 용덕한, 포스트 강민호를 염두에 둔 장성우, 현재 경찰 야구단에서 유승안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윤여운 등 쓸 만한 포수 재원이 제법 많다. 지역 최대어 홍성무(동의대)의 KT행으로 롯데 역시 아쉬움을 표할 법했지만, 부산/경남 지역 역시 꽤 많은 유망주가 남겨 있었다. 특히, 부산고 에이스 류진욱을 포함하여 같은 학교의 내야 유망주, 명건우 등도 충분히 롯데가 욕심을 냈을 법했다.

그러나 롯데의 생각은 달랐다. 지역 내 포수 최대어를 선택하는 것으로 연고지 우선 지명을 마쳤다. 물론 강동관 역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재원이다. 포수로서는 다소 아쉬운 183cm, 80kg의 신체조건을 갖췄다는 사실도 롯데 스카우트 팀이 몰랐을 리 없다. 그러나 그는 사실 ‘무명’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보다 저평가됐던 유망주였다.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갖췄음과 동시에 포수가 지녀야 할 기본을 자질도 몸에 배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팀 내에서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장성우(24)와 강동관의 나이 차이는 6년이다. 다른 유망주를 뒤로하고 롯데가 굳이 강동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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