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인재 풀(pool)이 많은 서울에서는 넥센 → 두산 → LG의 순서대로 지명권을 행사했다. 예상대로 ‘전국구’로 명성을 떨쳤던 서울고 최원태가 넥센의 지명을 받은 가운데, 두산 역시 넥센과 마찬가지로 ‘서울고표 투수’를 선택했다. 황금사자기 MVP, 남경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덕수고가 두 명의 우선 지명권자를 배출(넥센 임병욱, 두산 한주성)했던 것처럼, 올해 역시 서울고가 그러한 ‘경사스러운 주인공’이 된 셈이었다. 반면 마지막 우선 지명권을 행사한 LG는 덕수고 포수 김재성을 선택하면서 취약한 포수 포지션을 메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 3팀이 ‘콕’ 찍은 주인공, 최원태-남경호-김재성은 누구인가?
최원태는 말이 필요 없는 올 시즌 고교 우완 최대어다. 한때 KT가 ‘전국 우선지명권 행사’를 통하여 그를 눈독 들인다는 정보가 입수되기도 했지만,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이 고교 우완 투수 재원으로 청주고 주권을 선택하면서 넥센은 최원태에 대한 지명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배재환(NC)의 부상으로 텅 빈 마운드를 홀로 지킨 최원태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앞세워 전국 무대를 호령한 바 있다. 다만, 앞선 두 명의 ‘서울고 에이스(NC 장현식-배재환 듀오)’들이 그러했듯, 최원태 역시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 시간이 필요한 재원이다. 젊은 투수를 중용한다는 넥센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본다면, ‘제2의 하영민’이 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일이다.
두산의 선택을 받은 서울고의 또 다른 에이스 남경호는 사실 이번 시즌 시작 전까지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올 시즌 황금사자기 대회를 통하여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더니, 기어이 MVP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고 김병효 감독 역시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최원태가 아닌 남경호를 염두에 두었을 만큼, 향후에도 발전 가능성이 큰 인재로 알려졌다. 빠른 볼 구속을 140km 초반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체계적인 육성이 이루어진다면 두산 불펜의 또 다른 필승 카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덕수고 포수 김재성은 LG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LG의 어려운 안방 사정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LG의 이러한 선택은 여러 방향에서 포착된 바 있다. 특히, 지난 21일 성남 탄천구장에서 만난 LG 스카우트 팀은 “우리가 가장 의외의 지명을 할 것”이라며 투수 일변도의 지명에 굳이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 3팀 중 야수를 지명하게 되는 팀이 1번으로 꺼내들 만한 카드는 김재성뿐이었다.
물론 ‘포수 풋내기’가 내년 시즌 당장 안방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미 LG에는 주전 포수로 현재윤, 최경철, 윤요섭이 자리 잡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포수 1라운더’, 조윤준도 대기중이다. ‘2009 고교야구 포수 넘버 원’으로 불렸던 부산고 출신 김창혁도 신고 선수 신분에서 풀려난 이후에는 언제든지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LG의 이러한 선택을 ‘가장 의외’라 평가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다만, 고교 포수 랭킹 1위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그는 올 시즌 총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5, 2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며, 지난해에는 25경기를 뛰며 타율 0.294, 11타점을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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