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현장에서 듣는 야구 경기 '핸드볼 스코어'의 근본 원인

일정하지 않은 스트라이크 판정이 선수들에게 '혼란' 가중

2014-06-21 20:18

▲극강의타고투저였던1990년대에도스트라이크존은늘일정했다.사진│김현희기자
▲극강의타고투저였던1990년대에도스트라이크존은늘일정했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극단적인 타고투저, 그에 따른 다득점과 블론세이브, 규정 이닝을 채운 2점대 평균자책점 기록 보유자 제로, 6점대 팀 평균자책점 발생. 이는 2014프로야구의 현실을 말해주는 기록이다. 이에 대해 ‘프로야구의 질적 발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그 근본 원인을 아마야구에서 찾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기본을 뒤로 한 채 잔기술만 가르치는’ 현재 아마야구 지도자들의 교육 방식이 야구의 근본을 무너뜨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매년 아마야구의 위기는 늘 지적되어 왔던 문제였다. 심지어는 야구부 존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인하여 해체를 선언하는 학교까지 나왔었다. ‘잔기술 집중 조련’에 대한 부분이 후천적인 우투좌타의 양산으로 이어져 왔지만, 이러한 유망주들 가운데서도 성공하는 이들이 배출되기도 했다. 또한, ‘선수가 없다.’라는 푸념 속에서도 프로팀들은 꾸준히 신인들을 선발했고, 선수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신진 야구’를 프로에서 배우며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야구경기의 핸드볼 스코어? 근본 원인은 ‘행정’에 있다!

결국, 현장에서는 ‘위기론’이 불거졌을 때에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며 ‘야구 경기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아마야구의 대표격인 대한야구협회에서도 ‘정치인의 체육 단체장 겸직 금지’ 권고라는 악재 속에서도 중/고교 야구 창단을 통하여 ‘야구할 수 있는 절대 재원 숫자 확보’에 힘을 쓰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프로 입단 이후 2~3년 후에야 기회를 잡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한화의 실질적인 에이스라 평가받는 이태양 역시 효천고 졸업 이후 오랜 인고의 기간을 거쳐 지금의 자리를 차지한 케이스였다.

그렇다면, ‘프로야구의 질적 발전’ 문제로까지 거론되는 기형적인 타고투저 현상에 대해 어디에서 그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할까.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의 행정에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심판 위원회’에 소속된 심판들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사실 ‘심판의 자질’에 대해서는 그라운드에 있는 당사자들 외에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필자 역시 ‘모든 심판들은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완벽에 가까운 판정을 한다.’라는 전제 하에 경기를 지켜보기 때문에, 그들의 판정이 경기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해당 경기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역으로 따지자면, 그 전제 조건이 무너질 경우, 경기 내용과 결과에 대한 평가도 완전히 뒤집힌다는 이야기가 성립되는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프로야구단 한 관계자는 “국내 심판들의 수준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할 만큼 굉장히 뛰어났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그것도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까지의 일이었다.”라며 잘라 말했다. 5년 사이에 너무나 달라진 평가에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대상도 정작 심판들이 아니라 선수들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어떻게든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면 그것을 현실로 적용’ 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것이 야구 선진국의 가장 모범이 되는 사례임과 동시에 ‘진화’를 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국제적인 명성에 안주하여 ‘그 안에 머무르기만 했다.’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한 증거로 ‘스트라이크 존’에 일관성이 없음‘을 제시했다. 경기 초반에는 스트라이크로 줄곧 판정해 왔던 볼이 경기 후반부에는 ‘볼’로 바뀌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수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투구 수도 많아지는 법이다. 투수가 던질 수 있는 ‘절대 투구 숫자’는 정해져 있는데, 일관적이지 않은 판정 때문에 2~3개 던질 공을 4~5개 던지다 보니 투수들은 힘이 빠질 수 없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득점이 발생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전 극강의 타고투저였을 때에는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불규칙한 경우는 없었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문제는 이러한 이야기가 현장에서는 선수들이 ‘피부’로 느낀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KBO에서는 경기 내용적인 문제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행정 처리에 대한 일괄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할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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