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KT의 우선지명권 행사로 나머지 9개 구단의 행보가 바빠지게 됐다. 8월 2차 지명을 앞두고 연고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와 대학야구 하계리그전을 앞두고 ‘예비 1차 지명’ 선수들에 대한 후보군을 점검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서울지역에서는 ‘메이저리그행’ 소식이 들려오는 서울고 최원태의 행보에 따라서 나머지 유망주들의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경인/충청/호남지역의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대체로 한정된 편이다.
‘서울권 강세’속 경인/충청지역은 ‘춘추 전국 시대’
이는 올 시즌, 유난히 서울권역에서 좋은 졸업생들이 대거 배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즉시전력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됐던 지방권의 홍성무/주권은 KT의 품에 안겼다. 그렇기 때문에 각 구단으로서는 ‘제한된 선택 폭’안에서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경인지역에서는 대체로 ‘대학 선수 대세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필두에는 2010년 청룡기 대회에서 모교 제물포고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대졸 듀오’가 있다. 동국대 포수 이현석과 단국대 좌완 이창재가 그 주인공이다.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3학년 때 모교 제물포고의 안방을 지켰던 이현석은 동국대 진학 이후 그 기량이 급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좋은 포수 자원을 얻기 어려운 현 상태를 감안해 보았을 때 이현석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역시 대학 진학 이후 좋은 모습을 보인 좌완 속구 투수 이창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아니다 싶으면, 인천고 3학년 때 좋은 모습을 선보인 이후 건국대로 진학한 우완 속구 투수 문경찬도 염두에 둘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난해와 같이 고졸 선수에게 지명권을 행사할 경우 동산고 좌완 김택형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경인지역의 또 다른 변수는 ‘야탑고 박효준’의 존재다. 이미 양키스와 가계약을 맺고 발표 시기만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만약에 그것이 사실이 아니거나 계약이 어긋났을 경우 SK로서는 ‘포스트 최정/박진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충청지역을 연고로 하는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똑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유희운(KT)에 이어 올해에도 ‘최대어’ 주권이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연고지 유망주를 빼앗겼다는 사실은 큰 타격이지만, 선택폭을 넓게 가져간다면 충청지역에도 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자원은 단국대 우완 김정민이다. 윤수호-이창재와 함께 올 시즌 단국대를 이끄는 트로이카 중 하나인 만큼, 한화가 충분히 지명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대졸 타자들 중에는 2학년 때부터 북일고에서 4번을 쳤던 경희대 김주현이 있다. 나무 배트로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은 아마야구에서 꽤 보기 드문 일이다. 김주현은 그러한 능력이 있다.
대졸이 아닌 고졸 선수중에는 좌완 김범수를 포함하여 송진우 현 한화 코치의 차남인 송우현 등 ‘북일고 듀오’가 있다. 둘 모두 아직 ‘완성형’에는 한참 거리가 멀지만, 3~4년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육성해 볼 만한 인재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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