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창원 아재'들을 즐겁게 하는 2인의 고교 유망주 이야기

용마고 김민우, 마산고 류재인 창원지역 고교 유망주 '쌍두마차'

2014-06-08 15:04

▲창원지역의두고교유망주,용마고김민우(사진좌)와마산고류재인(사진우).사진│김현희기자
▲창원지역의두고교유망주,용마고김민우(사진좌)와마산고류재인(사진우).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NC 다이노스가 창원을 연고지로 삼기 전까지 마산-창원-진해 지역의 고교 야구부는 전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간혹 창원 지역을 제 2연고지로 삼았던 롯데가 용마고와 마산고 선수들 중 일부를 지명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프로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선수는 드문 편이었다. 용마고 에이스 출신 조정훈이 다승왕에 오르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을 뿐, 이후 두 학교를 졸업하는 이들은 대부분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NC가 창원에 자리를 잡으면서 사정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고장에 야구팀이 생긴다는 사실을 접한 창원 지역의 두 학교 선수들은 고무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황금사자기 고교야구 대회가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자 예상외의 선전을 보였다. 이러한 선전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황금사자기 대회가 서울에서 열린 것만 바뀌었을 뿐, 용마고가 결승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지난해 준우승팀 마산고도 복병 군산상고에 역전승을 거두며 1회전의 문을 돌파한 바 있다. 만약에 마산고가 2회전에서 강호 덕수고를 만나지 않았다면, 8강 이상의 성적도 가능했을 일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창원 아재’들이 좋아할 만한 두 명의 유망주, 김민우(용마고)와 류재인(마산고)이 있었다.

KT와 NC, ‘김민우냐 류재인이냐?’

용마고 김민우는 시즌 초반부터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었다. 좋은 체격 조건(187cm, 97kg)을 바탕으로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프로 스카우트 팀의 주목을 받을 만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바탕으로 이번 황금사자기 고교야구에서 모교를 결승 무대에 올려놓으며 감투상을 받기도 했다. 동문 선배인 조정훈(롯데)에 이어 용마고에서 오랜만에 ‘대어’가 나온 셈이었다. 유급을 한 관계로 규정상 연고지 우선지명 대상자가 될 수는 없지만, 이에 예외인 구단이 바로 KT다. KT가 광역 연고 지명권 2장 중 1장을 김민우에게 행사할 경우 KT는 지난해 유희운, 심재민에 이어 10년 이상 써먹을 수 있는 또 다른 ‘파워 피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창원 지역을 달구는 또 다른 에이스, 마산고 류재인은 김민우와 다른 유형의 선수다. 우완 정통파인 김민우와 달리 사이드암인 류재인은 빠른 볼 구속이 그다지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제구력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에도 실질적인 에이스로 나서며, 팀의 황금사자기 결승행을 이끈 바 있다. 올 시즌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황금사자기 1회전에 나서며 팀의 6-3 역전을 이끌기도 했다.

몸을 추스른 이후 다시 후반기 리그전에 나선 류재인은 경주고와의 첫 경기에서 팀의 9-2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며 완투로 경기를 끝마쳤고, 지난 8일 열린 상원고와의 경기에서도 9이닝 1실점(무자책) 완투를 선보이며 2승째를 솎아냈다. 현재로서는 마산고 이효근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보증 수표인 셈이다. ‘롤 모델’로 주저 없이 삼성의 임창용을 꼽는 그는 프로행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상원고와의 경기 직후 만난 그는 “어느 팀이건 나를 지명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입단하는 것이 맞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이왕이면 고향팀인 NC가 나를 불러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은근히 ‘연고지 우선 지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지역의 (김)민우 형이 KT로 가고, 내가 NC로 가면 가장 좋을 것 같다.”라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창원 사나이’다운 면모를 드러내 보였다. 두 이는 공교롭게도 지난 8일 경기서 선발로 나와 9이닝 무자책 완투를 펼치며 자신들을 지켜보는 프로 스카우트 앞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렇듯 프로야구단 창단은 해당 연고지에 대한 ‘아마야구의 질적 발전’을 이끈다. 과거 ‘쌍방울 레이더스’ 창단시 전주/전북 지역이 그러했고, 이제는 NC 다이노스의 창원 지역이 그러하다. 용마고 김민우와 마산고 류재인으로 대변되는 창원의 유망주들이 내년 시즌, 어느 곳에서 활약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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