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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재활의 정석? '서두름'이 가장 큰 적임을 아는 것!

조급함에 재활 과정 속에서 야구 포기하는 선수들 '다수'

2014-05-31 00:22

▲부상선수들은다시그라운드에나서겠다는일념으로재활에임한다.그러나이과정에서조급함을가장경계해야한다.사진│김현희기자
▲부상선수들은다시그라운드에나서겠다는일념으로재활에임한다.그러나이과정에서조급함을가장경계해야한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롯데 김시진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 전신) 코치 시절부터 ‘투수 재활의 달인’으로 유명했다. 정명원, 정민태 등 당대의 에이스들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바 있다. 특히,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투수들을 이끌고 여러 차례 비행기를 갈아 타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재활에 성공한 이들을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재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지옥’과도 같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그만큼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이들만 마운드에 다시 올라야 했고, 김 감독은 그러한 이들을 바라보며 끊임 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이들이 부상과 싸우며 다시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과정까지 이르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활을 하는 이들의 머릿 속에는 ‘다시 그라운드에 나서야 한다.’라는 절박함이 있다. ‘불사조’ 박철순이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하고도 어김 없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인고의 세월’을 이겨 낸 덕분이기도 하다.

재활의 전제 조건? ‘서두름’이 가장 큰 적!

이는 프로야구 선수들에 제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야구 선수들에게서 ‘재활의 정석’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고교 3년, 대학 4년간 인고의 세월을 견딘 이후 프로에 입문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들 중에는 꽤 높은 순번으로 프로에 지명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2012 신인지명 회의에서 NC의 지명을 받은 경희대 손정욱이나 인하대 윤강민 모두 재활 과정을 순조롭게 마친 이후 프로 입단에 성공한 케이스였다.

그런데 부상을 당한 당사자는 그 순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조급함에 빠져 재활 전체를 그르치는 경우도 많다. 바로 이 과정 속에서 야구를 그만 두는 이들이 발생하는 법이다. 그래서 재활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서두름’이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단국대 김경호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여 부상 선수들에게는 1~2년 간의 휴식기를 부여한 이후 3학년부터 실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선수단을 운영한다.


그리고 여기, 한때 우승 후보였다가 부상 선수들로 인하여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있다. 대구 상원고등학교 야구부가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이다. ‘투수 조련사’ 박영진 감독이 이끄는 상원고는 올 시즌 직전까지만 해도 대구지역 내 강력한 주말리그 우승 후보였다. 주장 전호은을 필두로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투수 겸 내야수 정용준, 2학년 좌완 에이스 전상현 등이 ‘삼각편대’를 이룰 경우 상원고 타선이 2~3점만 내도 충분히 승리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5월 현재, 이들 셋 중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이는 정용준 뿐이었다. 이 때문일까. 상원고는 전반기 주말리그를 어렵게 치른 끝에 리그 3위로 황금사자기 본선에 올랐고, 2회전 경기에서는 부산고에 3-4로 발목을 잡히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는 전호은과 전상현의 공백이 그만큼 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대구로 내려온 상원고 선수들은 후반기를 앞두고 더욱 구슬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투수력만 안정될 경우 2학년들이 주축이 된 타선은 대량 득점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투수면서도 팀의 살림을 책임 지고 있는 주장 전호은은 부상 부위가 어느 정도 호전되자 다시 공을 잡고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만, 그것이 ‘조급함’으로 이어져 100%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물론 어린 선수들은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로 인하여 조급함에 빠질 수 있다. 프로 선수들도 언제 그만둘 지 모르는 상황에서 몸을 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재활 기간을 또 다른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는 일이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몸에 맞는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 그것이 야구 선수로서 장수하는 방법일 것이다. 현재 재활에 몰두하고 있는 전국의 프로/학생야구 선수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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