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심판 폭행사태까지 온 오심사례, 이제는 '대안'이 필요한 때

비디오 판독 등 충분한 준비 이후 시행 검토해야

2014-05-01 11:09

▲지난4월30일광주경기에서도한차례석연찮은판정이일어났고,이는곧'관중심판폭행'으로이어졌다.사진│KIA타이거즈
▲지난4월30일광주경기에서도한차례석연찮은판정이일어났고,이는곧'관중심판폭행'으로이어졌다.사진│KIA타이거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4년 전, 미국의 저명한 방송사인 ‘ESPN’에서는 다소 흥미로운 통계를 낸 바 있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쉽게 판단하기 힘든 근접한 상황에서 오심률이 무려 20%가 넘는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었다. 물론 이는 전체 아웃카운트를 놓고 본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만 추렸을 경우로 한정했지만, 그래도 20%라는 숫자는 꽤 높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디오 판독 확대’를 선택한 것은 조금이라도 오심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구체화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명백히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버젓이 오심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고 불감증’과 관련하여 사회 전역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맞물려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오심 불감증’과 관련하여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 심판 위원들이 꽤 곤욕을 치렀다는 사실을 되짚어 본다면, 우리도 메이저리그의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오심의 대안, 이제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

다만, 정규 시즌 중반에 이를 시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구장 전방위로 카메라를 설치하여 굳이 중계 카메라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디오 판독을 시행할 수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중계 카메라에 모든 것을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준비 과정’도 필요한 법인데, 그렇게 되려면 시범 운영 기간도 필요하다. 따라서 본격적인 운영 시점은 KT가 1군에 합류하는 내년, 그리고 시범 경기 기간에 말 그대로 ‘시범 운영’을 해 봐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움직임이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한 가지 큰 사고가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작은 사고’들의 발생으로 몇 차례 ‘징조’를 보여주게 되는 것처럼, 이번 ‘비디오 판독 도입’과 관련해서도 이와 비슷한 ‘사인’이 몇 번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도화선은 역시 지난 4월 30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비롯됐다. 당시 KIA와 SK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한 30대 남성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박근영 심판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불상사는 앞선 6회 초 판정 때문으로 보였다. 당시 1사 만루 상황서 SK 조동화가 친 타구를 안치홍이 유격수 김선빈에게 토스하여 원 아웃을 성공시켰고, 김선빈은 곧바로 1루로 송구하여 병살 플레이를 노렸다. 그러나 박근영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하여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이유는 중계 카메라 확인 결과, 타자 주자 조동화도 아웃이 맞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박근영 1루심은 지난해에도 아웃/세이프 판정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결국 ‘물리적 충돌’이라는 대참사까지 낳은 셈이었다.

아쉬운 것은 이와 관련하여 지난해부터 꾸준히 ‘심판의 자질’과 ‘판정의 중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에 있다. 야구 내적인 요인이 아니라, 외적인 요인에서 승패가 뒤집힐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해당 구단과 팬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인하여 공격을 준비하던 팀이 다시 수비로, 수비를 준비하던 팀이 다시 공격에 들어가는 해프닝을 벌인 바 있다. 말 그대로 ‘판정에 대한 팬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셈이었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전혀 발생되지 않을 수 있었다. KBO의 모든 심판 위원들이 아예 오심을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디오 판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메이저리그보다 적어도 심판위원에 대한 운영은 우리가 한 수 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심판위원들 스스로 ‘오심률 1%’에 대한 통계학을 스스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경기에서 오심률 1%가 발생할 경우, 한 경기에 판정해야 할 아웃카운트 54개 중 0.54개를 잘못 판단하는 셈이 된다. 이는 두 경기당 한 번꼴로 오심이 발생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를 ‘비행기 운항’에 대입하면 더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만약에 어느 항공사가 ‘우리 회사의 비행기 완행률은 99%’라고 광고한다면, 이 회사는 다음날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완행률 99%는 곧 사고율 1%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하루 100편 이상 운항해야 하는 종합 항공사에서 하루 평균 1건의 사고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KBO는 ‘야구 외적인 문제로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는’ 팬들이 많아질 수 있음을 명심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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