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줄어드는 장수 외국인 투수, 니퍼트마저 부진?

첫 3경기에서 2패 당하며 평균자책점 7점대 육박

2014-04-10 00:09

▲올시즌초반3경기에서2패를기록중인두산니퍼트.사진│두산베어스
▲올시즌초반3경기에서2패를기록중인두산니퍼트.사진│두산베어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 선수는 적지 않은 나이에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3~4년간 팀에 큰 기여를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이 선수는 자기 역할에 충실했고, 결국에는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각됐다. 그러나 4~5년째 접어든 시점에서 이 선수가 시즌 초반,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이 경우, 해당 선수에 대한 꾸준한 출장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정답일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모범 해답은 없다. 야구를 하는 데 있어서 감독 성향이나 구단 운영 방침에 따라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정’에 한 가지 변수를 둔다면 또 다른 ‘묘한 답변’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 변수란 바로 ‘그 스타 플레이어가 외국인 선수냐 아니냐?’라는 것이다. 보통 이러한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 주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장기화가 될 경우 각 구단에서는 ‘교체’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시즌 말미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둔 경우라면 재빨리 대체 선수를 영입해야 타 구단과의 경쟁 우위에서 앞설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3년 이상만 되어도 ‘장수한 외국인 선수’로 분류된다.

니퍼트 초반 부진으로 본 ‘장수 외국인 투수’에 대한 단상

올 시즌에는 외국인 타자의 영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새롭게 국내리그에 데뷔하는 선수들도 많아졌다. 외국인 연봉 상한선 철폐로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100홈런 이상 기록했던 선수들도 거리낌없이 국내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 2년 이상 투수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의 숫자 역시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넥센의 경우 3년 연속 똑같은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성하게 됐는데, 올해 서른아홉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넥센의 나이트와 좌완 밴헤켄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 역시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노장 옥스프링과 좌완 뉴먼이 3년 이상 한국무대를 경험한 이로 남게 된다.

그리고 지난 3년간 두산에서 ‘부동의 에이스’로 이름을 남겼던 니퍼트도 올해 한국무대 4년째를 맞고 있다.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두 자릿수 승수를 놓치지 않으며 팀의 호성적을 이끌었던 그는 올해도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과 10승 이상’을 기대해 볼 만한 에이스로 손꼽혀 왔다. 20대 후반에 한국 무대를 밟은 만큼, 적어도 향후 2~3년 동안 두산은 제1선발을 잃게 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듯싶었다. 그 니퍼트의 올 시즌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시즌 첫 경기인 LG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까지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고(5이닝 7피안타 3실점), 4일 KIA전과 9일 SK전에서는 아예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다. 겨우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그는 10일 현재 1승 2패, 평균자책점 6.88에 머물고 있다.

장기인 탈삼진 생산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무려 1.76에 이르며, 피안타율 역시 3할을 훌쩍 넘겼다(0.319). 3경기 내내 퀄리티 스타트가 없었다는 점도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에이스의 초반 부진에 두산의 시즌 성적도 4승 6패로 저조한 편이다. 구위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이제는 니퍼트의 공에 국내 타자들이 많이 익숙해졌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는 니퍼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에서 3년 이상 활약한 외국인 투수들 중 그나마 장수 행진을 펼친 이는 넥센의 나이트 정도에 불과했다. 롯데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기도 한 ‘에밀리아노 기론’도 국내 무대에서 네 시즌을 소화한 바 있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라 해도 오랜 기간 국내 타자들의 눈에 익게 되면, 맞아 나가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니퍼트가 어느 시점에서 제 모습을 찾느냐의 여부가 두산에게 가장 큰 관심사항으로 남게 됐다. 만약 니퍼트의 초반 부진이 계속 될 경우, 두산으로서는 ‘만에 하나’라는 가정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ugenephil@daum.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