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학생야구, '예의와 인성'이 먼저다!

지도자, 학부형, 선수 모두 '야구장=학교'라는 인식 가져야

2014-04-06 22:38

▲학생야구의시작은'인성'에있다(사진은기사내용과전혀관계없음).사진│김현희기자
▲학생야구의시작은'인성'에있다(사진은기사내용과전혀관계없음).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고교/대학 야구는 프로야구의 근간(根幹)이 된다. 매년 신인지명 회의를 통하여 고교/대학 야구 유망주들이 프로에 입단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아마야구는 프로야구의 ‘선수 공급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수들이 잘 성장해야 아시안게임이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같은 국제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장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아마야구에서 ‘숫자’로 보이는 성적만 좋다면 프로 입단에 큰 문제가 없었다. 예를 들어 타자들의 경우 타율이나 홈런, 투수들의 경우 평균 자책점이나 삼진 숫자 등이 프로에 입단할 수 있는 일종의 보증수표와 같은 것이었다. 실제로 아마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인재들은 프로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야구의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보다 조금 더 세부적인 모습에 주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령 성적은 좋지 않아도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 발이 빨라 루상에 나가면 2루로 뛰는 것이 습관화된 선수, 거포가 드물어진 현 시점에서 홈런을 기록하는 선수 등이 그러하다. 일명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를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가 신인지명 회의의 성패를 이루는 척도가 됐다. 이제 신인들이 곧바로 1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 시간 투자를 통하여 ‘육성’하는 것이 지상 과제로 남은 셈이었다.

프로 입단의 기본 척도? ‘인성’에 있다!

그러나 프로 스카우트 팀이 입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제아무리 ‘잘 다듬어진 다이아몬드’라 해도 학생선수다운 기본을 갖추지 않으면 뽑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러하다. 설령 실력 하나만 믿고 ‘어디 한 번 키워보자!’라는 심정으로 뽑았던 이들도 끝내 야구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러한 시행착오 속에 프로 스카우트 팀도 이제는 선수를 뽑을 때 하위 라운드에서도 ‘인성’을 가장 으뜸가는 척도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게 됐다. 그런 점에 있어서 아직 일부 아마야구 현장에서는 경기 직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간혹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3주간 전국을 순회하며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대학 야구 춘계리그를 관전한 바 있다. 대부분 성숙한 경기 문화를 보여주며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모자를 벗으며 관중석과 상대 더그아웃에 인사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학생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예의 있는 모습이었다. ‘결과에 승복하고,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겠다.’라는 다짐을 표한 것이 바로 ‘모자 벗고 단체로 인사하는 장면’에 깃들여져 있는 셈이다.


다만, 일부 구장에서는 이와는 무관하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간혹 나와 한때 그라운드 안팎을 술렁이게 했다. 모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일부 학부형이 북을 치며 응원하는 상대 학부형을 향하여 시비를 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고, 해당 경기를 치르던 그라운드 안에서는 ‘몸에 맞는 볼’을 당한 타자가 신경질적으로 방망이를 내동댕이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의건 아니건 간에 상대 투수는 타자가 흥분하기 전에 나름대로 ‘모자를 벗어 사과를 하는’ 예를 먼저 표했어야 했다. 이 모두 그라운드를 ‘교실’로 여기지 못해 발생한 장면이기도 했다.

또한, 모 구장에서는 경기 직후 다소 씁쓸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 내내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며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를 연출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경기 직후 상대 선수 간 모자를 벗어 경례를 하는 과정에서 승리한 선수가 너무 과하게 기쁨을 표하면서 상대 선수를 자극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패한 선수가 상대 선수에 ‘물리적인 접촉’을 가하면서 잠시 소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승리를 하고도 선수의 가벼운 부상에 놀란 야구부장은 즉각 상대팀을 찾았고, 양 팀 감독과 야구부장은 한동안 야구장 밖을 떠날 줄 몰랐다. 승부를 떠나 학생 야구다운 ‘기본자세’를 잊었다는 사실은 모두 곱씹어 봐야 할 문제였다.

물론 아마야구는 프로다움을 배워 가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물리적인 충돌도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장 일선의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학부형들이나 기타 관계자들이 ‘야구장=학교’라는 등식을 성립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학생 야구이기에 실수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보통 학생’이라는 마음가짐까지 잊어서는 곤란하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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