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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손승락, 이성민, 김민수의 스승 영남대 감독 박태호

대구고-영남대 지도자 생활 이후 짧은 기간에 많은 제자 배출

2014-04-01 00:13

▲영남대박태호감독(사진중앙)은아마야구에서덕장으로정평이나있다.사진│김현희기자
▲영남대박태호감독(사진중앙)은아마야구에서덕장으로정평이나있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3월 1일, 김해 상동 야구장에서는 롯데 잔류군과 영남대학교와의 연습 경기가 한창이었다. 경기 결과를 떠나 프로에 먼저 입단한 ‘선배님’들을 상대로 한 수 배우는 입장에 있었던 영남대 야구부로서는 1분 1초가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일부 선수들은 잔류군 코치들을 찾아가 ‘프로 선수들이 익혀야 할 기술’에 대해 원 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각종 시설을 빌려주는 등 다소 번거로울 수 있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꺼이 연습 경기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때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호 롯데 2군 코치와 영남대 박태호 감독이 있었다.

당시 연습경기 정보를 입수한 필자는 즉시 김해로 향했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구에서 도착한 영남대 선수들은 몸을 풀고 있었고, 그 가운데 박태호 감독이 있었다. 한때 자신의 친정집과도 같았던 롯데 2군에서 연습 경기를 한다는 사실에 내심 기뻐하면서도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손승락, 이성민, 김민수의 스승 감독 박태호

그러한 박 감독에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포수 김민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포수들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필자의 이야기에 박 감독은 반색부터 했다. “정말 그렇습니까? 대학 와서 부쩍 늘더니 역시 해내는가 봅니다.”라며 뿌듯한 표정까지 지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김민수는 개막 엔트리에 든 것은 물론, 선발 포수로도 출장하면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에서는 데뷔 첫 안타까지 기록하면서 신예답지 않은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2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선 김민수는 7회 공격서 대타 이양기로 교체될 때까지 6이닝 동안 안방을 지키며 선발 송창현 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스승인 박태호 감독이 제자의 활약에 미소를 짓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대구고-영남대 졸업 이후 1987년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롯데의 선택을 받은 박태호 감독은 당시 전체 5번째 지명을 받을 만큼 장래가 촉망되는 내야 유망주였다. 입단 동기인 한양대 좌완 투수 김종석, 영남대 포수 전종화 등과 함께 롯데를 이끌 젊은 피로 손꼽혔지만, 기대만큼 성적은 좋지 않았다. 1992년에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6시즌 통산 타율 0.257, 5홈런, 99안타, 40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박 감독 스스로 “자기 관리를 너무 못 했던 프로시절 이야기는 사실 꺼내기 부끄럽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은퇴 후 개인 사업을 하며 야구와 잠시 멀리 떨어져 살았지만, 야구와의 강렬한 인연은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결국, 박 감독은 모교 대구고 코치를 시작으로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당시를 회상한 박 감독은 “다시 유니폼을 입었을 때, 두 번 다시 유니폼을 벗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한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라며 유독 유니폼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그와 같이 영남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차정환 코치는 그의 첫 제자였다.

차 코치 이후 모교 코치-감독을 역임하면서 박 감독은 여러 명의 제자를 두었다. 넥센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필두고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이범호(KIA), 2008 청룡기 우승의 주역 정인욱(삼성. 현 상무 복무) 등이 그러했고, 2010년 봉황대기 우승의 주역이었던 좌완 박종윤(넥센)도 박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2011년 8월, 영남대 부임 이후에는 짧은 기간 동안 에이스 이성민(NC)과 포수 김민수(한화), 내야수 백승민(삼성), 외야수 신원재(롯데) 등을 프로로 보냈다. 3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년 평균 2명의 프로 선수들을 배출한 셈이다. 별것 아닌 일로 넘길 수 있지만, 영남대 야구부가 그동안 전국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괄목상대’ 할 만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앞서 보낸 선수들이 프로에서 제자리를 찾고 있지만, 박 감독은 ‘옛 제자’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한 번만 표현하는 것이 전부다. 현재 남은 선수들에 대한 진로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졸업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즌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박 감독은 연습을 통하여 선수들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플레이’를 몸에 익히기를 바라고 있다. ‘제2의 이성민/김민수’의 탄생이 기대되는 것도 영남대에 박태호 감독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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