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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고교야구의 실세? '2학년이 대세'

상원고 라인업 6명이 2학년. 각지에서도 '2학년이 대세'

2014-03-25 00:40

▲올시즌상원고라인업을이끌2학년멤버들.사진│김현희기자
▲올시즌상원고라인업을이끌2학년멤버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프로야구 시범경기와 미디어 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야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고교야구는 이보다 조금 빠른 지난 22일 정식으로 개막전을 치렀다.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내일의 프로야구 선수’들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그라운드를 수놓은 가운데, 포항구장에서 열린 상원고와 포철고의 경기에서는 정식경기로는 처음으로 ‘헤드샷 퇴장 규정(투수가 타자 머리 위로 공을 맞췄을 경우 무조건 퇴장)’이 적용되어 세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장면은 프로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포항구장을 찾은 프로 스카우트 팀도 이 사항을 점검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보면 올 시즌 첫 ‘퇴장 규정’을 직접 눈으로 본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을 수 있다.

그런데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2경기(상원고 vs 포철고)에서는 KBO에서 정한 규정을 준용한다는 사실 외에도 또 다른 특이사항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2학년이라는 사실이다. 프로 입단이나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둔 3학년 선수들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2학년 동생들의 선전은 3학년 ‘형님’들에게 자존심 상하는 문제일 수 있었다. 특히, 최근 3년간 3학년들의 선발 출전을 보장했던 상원고는 라인업에 배치된 9명의 선수 중 무려 6명을 2학년으로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고교야구의 실세? ‘사실은 2학년부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3학년들의 숫자가 부족하여 기량이 좋은 1, 2학년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을 가능성이 그 하나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한 결과가 ‘2학년 다수 배치’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나머지 하나다. 그런데 상원고의 경우 3학년 숫자가 그렇게 적은 것도 아니었다. 대한야구협회에서 제작된 ‘주말리그 선수 소개 책자’만 보아도 무려 12명에 이르는 선수가 3학년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학년을 따지지 않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한 결과가 ‘개막전 2학년 6명 출전’으로 나타난 셈이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만 해도 상원고는 포철고에 리드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박영진 감독 역시 이 점을 지적하면서 경기 내내 안타까움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서서히 ‘공격력이 강한’ 상원고 특유의 모습이 드러났고, 9회 말 포철고의 공격이 끝난 순간 전광판은 상원고의 8-4 승리를 알렸다. 세 명의 3학년 ‘형님’들이 무안타에 그치는 동안 6명의 2학년 동생들은 8안타를 합작했다.

이 중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들 중 리드 오프 이동훈과 내야수 이석훈, 류효승, 정장균 등 네 선수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이들 넷이 합작한 안타 숫자는 무려 7개에 달하며, 정장균을 제외한 세 선수는 멀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장균도 9회 초 공격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3루타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1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외야수 이동훈은 발 빠른 재간둥이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 왔다. 포철고와의 경기에서도 3루타와 2루타, 그리고 볼넷을 각각 1개씩 기록하면서 1번 타자 역할에 충실했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자원임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두산에서 활약 중인 정수빈과 비슷한 매력을 지니기도 했다. 롤 모델은 추신수.

유격수로 3번 타순에 들어선 이석훈 역시 2안타를 기록하면서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179cm, 68kg으로 다소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수비에서는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의 롤 모델인 김상수 역시 입단 직후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험만 충분히 쌓인다면, 내년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6번 타순에 배치된 류효승은 탄탄한 체격 조건(190cm, 95kg)을 자랑한다. 파워를 조금 더 높일 경우 홈런 타자로의 성장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그 역시 2개의 안타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팀 사정상 포철고와의 경기에서는 지명 타자로 나섰지만, 코너 내야수로도 기용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 역시 롤 모델로 추신수를 꼽았다.

포철고와의 경기에서 ‘한 번에 많은 타점’을 기록한 정장균도 눈여겨볼 만한 인재. 선구안이라는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지만, 한 방이 있는 코너 내야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움직임이 비교적 적은 1루수임에도 불구, 주력도 괜찮은 편이다. 롤 모델은 채태인.

그러나 굳이 위의 네 선수가 아니더라도 포철고 에이스 역시 2학년 한승지였다. 또한, 각지에서 3학년 ‘형님’들을 뒤로하고 주전에 투입되는 2학년 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교야구의 실세는 2학년’이라는 인호봉 전 삼미 슈퍼스타즈 투수의 말처럼, 저학년 때부터 실전 경험을 갖는 이들이 결국 프로나 대학행에도 가까워지는 법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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