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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찰야구단 해체 종용', 국방부의 허와 실

시정명령없는 무조건적인 해체 종용은 '탁상행정의 표본'

2013-12-18 23:31

▲경찰야구단은짧은창단기간내에퓨쳐스리그에서여러차례우승을차지했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경찰야구단은짧은창단기간내에퓨쳐스리그에서여러차례우승을차지했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8일, 넥센 히어로즈에서는 보도 자료를 통하여 다섯 선수의 군 입대 소식을 알렸다. 대상자는 공익근무에 임하는 이보근(27)을 필두로 상무에 입대하는 김상수(25)와 박종윤(20), 지재옥(25), 그리고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는 투수 신재영(24) 등이다. 대부분 군 복무를 통하여 자신의 기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만한 재능을 지닌 이들이다. 넥센이 가장 어려웠을 때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마당쇠’ 역할을 했던 이보근이나 ‘봉황대기 MVP’ 출신 좌완 박종윤,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선보인 김상수, 대학야구선수권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던 포수 지재옥 모두 전역 이후에는 넥센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유망주들이다.

다만, 이들 중 아직까지 ‘불안한 마음가짐’으로 입대를 준비하는 이가 있다. 경찰 야구단 입대가 확정된 투수 신재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방부에서 경찰 야구단을 두고 ‘의무 경찰 신분으로 체육 활동을 하는 것이 병역법 위반’이라며 내년 1월을 기하여 모든 체육단을 해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비단 신재영 뿐만이 아니라, 경찰 야구단 입단이 확정된 나머지 22명의 선수도 불안에 떨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안 없는 국방부 정책, ‘탁상공론의 표본’

하지만, 국방부의 이러한 태도는 전형적인 ‘탁상공론의 표본’이다. 일단, 의무 경찰 신분으로 체육 활동을 하는 것이 왜 병역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해도 ‘행정상/운영상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명령 조치를 먼저 내리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러한 시정 명령 없이 내년 1월을 기하여 조건 없는 해체만을 종용하고 있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태도다.

국방부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경찰 야구단 모집 공고’와 관련이 깊다. 입대 대상자를 선발하는 공고나 과정을 모두 지켜봤을 텐데, 이 과정 속에서 어떠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주장대로 경찰 야구단이 해체된다고 가정하면, 합격 통지서를 받은 이들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병역의 의무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사실 경찰 야구단은 한때 프로야구계를 크게 뒤흔들었던 ‘병역 파동’ 이후 등장한 일종의 대안이었다. 군 복무와 야구를 병행하는 방법을 다양화시켜 주면, 그만큼 병역 회피를 목적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일은 사실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 야구단 창단 이후 ‘병역 고의 미필자’에 대한 사례는 거의 접수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비역 출신 선수’들에 대한 성공 사례가 등장하여 이제는 병역 의무를 ‘자기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기 시작했다.

상무 역시 군인 신분으로 체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래서 ‘국군 체육 부대’라는 공식 부대 명칭이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상무 스포츠단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결국, 경찰 야구단의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는 셈인데, 그것이 맞다면 상무 스포츠단에 준하여 운영을 하도록 일종의 ‘운영 지침’을 내려주면 그만인 셈이다.

물론 경찰 야구단이 병역법에서 제시하는 ‘병역의 의무’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해체라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합격자들에 대한 배려를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향후 일어나게 될지도 모를 ‘병역 비리 예방’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국방부가 저지르고 있는 또 하나의 치명적인 실수다. 일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군 성무’나 해군/해병 스포츠단의 부활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병역의 의무에 대한 본인들의 ‘유권 해석’에만 의지하지 말고, 한국 야구 위원회와의 전략적 제휴(MOU)를 통한 해결 방법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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