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역시 기존의 찰리-에릭 듀오에 또 다른 외국인 투수로 웨버(29)를 영입했고, 타자 쪽으로는 에릭 테임즈(27)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미 FA로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한 NC는 외국인 선수들의 가세로 단숨에 내년 시즌 ‘복병’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 올 시즌을 마무리하려는 팀들로서는 내년 시즌이 그만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외국인 타자’의 영입이 국내 프로야구에서 ‘많은 장타 숫자’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는 우즈나 호세가 활약했을 당시의 수준을 넘어섰고, 그들이 떠난 이후에도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호기롭게 국내 무대에 도전했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최악의 경우 내년 시즌 직후에는 다시 ‘외국인 선수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다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거포형 외국인 선수? ‘실패 가능성 크다!’
재미있는 것은 우즈와 호세가 떠나간 이후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 중 ‘큰 것을 많이 노리는 선수’일수록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다. 때로는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던 선수가 국내 무대를 밟은 경우도 있었고, 그것도 아니면 맥시칸리그나 트리플 A에서 30홈런 이상 기록했던 거포가 한국 무대를 노크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그나마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이는 카림 가르시아(전 롯데-한화) 정도였다. 이런 선수들의 공통점은 나쁜 볼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면서 ‘장기’인 빠른볼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었다. 일례로 2005시즌 이전에 LG가 공을 들여 영입했던 루벤 마테오는 당시 전문가들로부터 ‘포스트 우즈’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당시 스물일곱에 불과하던 그의 나이를 감안해 보았을 때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 장수할 가능성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해에 34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223를 기록한 채 쓸쓸히 한국을 떠나야 했다. 그의 장타력에 큰 기대를 걸었던 LG였지만, 마태오가 퇴출 전까지 기록한 홈런 숫자는 겨우 5개에 불과했다. 이에 앞서 맥시칸 리그에서 거포로 이름났던 ‘브랜트 쿡슨’은 ‘어떻게 하면 나무 방망이를 한 번에 부숴버릴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만 보여준 채 국내무대에서 두 번이나 중도 퇴출(2000, 2003년) 당하는 설움을 맛봐야 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했던 ‘트로이 오리어리’나 ‘라이언 가코’ 역시 실패사례로 남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무대에서는 오히려 팀 배팅에 능하고 베팅 에버리지가 높은 외국인 선수가 더 잘 맞을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장타력은 ‘옵션’일 뿐, 필수 선택 사항이 아니게 된다. 한화에서 활약했던 ‘제이 데이비스’나 LG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던 ‘페드로 발데스’, SK-삼성 등지에서 활약했던 ‘틸슨 브리또’, 1번에서부터 4번 타순까지 두루 경험했던 ‘매니 마르티네즈’ 등이 바로 이러한 유형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외국인 선수의 기용 확대에 대해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암묵적인 동의’를 한 것과 별개로 국내 선수들에 대한 ‘보호대책’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하다못해 2014시즌부터 1군 엔트리를 한, 두 자리 정도만 확보하는 일도 같이 논의가 됐어야 했다. 외국인 타자 영입이 장타력의 상승을 ‘절대적으로’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변경 없는 1군 엔트리 숫자는 그만큼 기회를 얻어야 하는 국내 선수들의 한 자리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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